17일 금융투자협회·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MMF에 올 들어 19조2774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설정액이 104조5628억원으로 불어났다. 2009년 125조원대까지 규모가 커진 후 감소세를 이어가던 MMF가 다시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지난달부터 미국 금리 인상 여부, MSCI 중국 A주 편입 여부를 비롯해 오는 23일 진행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등 시장 상황에 큰 영향을 줄 이벤트가 계속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유동성 자금들이 대기하는 공간으로 MMF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아울러 최근 은행들이 보유한 예금 자금을 MMF에 투자한 것도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 연구원은 "안전하면서도 단기 성과가 가장 좋은 상품이 MMF라는 점에서 투자할 데가 없는 자금이 MMF로 몰리고 있는 것"이라며 "브렉시트 이슈가 끝날 때까지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전자산인 MMF에 자금이 몰리는 반면 주식형 펀드에서는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추세적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낮은 기대감이 2000선 회복 후 거센 환매세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렉시트 우려까지 겹치면서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도 동반 자금 순유출이 발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10거래일 동안 약 7400억원이 순유출됐다. 7일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한 이후 사흘 동안 4000억원 규모의 차익실현성 펀드 환매가 발생한 것이 자금 이탈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는 이보다 앞선 5월 말부터 11일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총 900억원 중 300억원가량이 유럽펀드에서 환매됐으며 국내 운용 중인 유럽펀드 중 최대 규모인 '슈로더유로'마저 한 달 만에 설정액 635억원이 감소하면서 '1조원 펀드' 자리에서 내려왔다.
국내와 해외에서 열흘 이상 동반 자금 순유출이 나타난 것은 2014년 7월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해외주식형 펀드의 경우 올 들어 사흘 이상 자금이 연속으로 순유출된 적이 없음을 감안하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통상 금리가 내려가면 주식형 펀드 시장에 자금이 들어와야 하지만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묶이고 글로벌 증시도 브렉시트 우려가 겹쳐 MMF나 단기 채권형 펀드와 같은 초안전자산으로만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종원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