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31일(현지시간)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이후 북한 고위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경색국면을 면치 못하던 북·중 관계가 본격 해빙 분위기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전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다. 대표단 규모가 수십명에 달하고 중국 경찰차량이 에스코트한 점으로 미뤄, 리 부위원장이 중국측과 공식회담을 위해 방중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 부위원장의 ‘깜짝’ 방중은 중국 측에 제7차 당대회 결과를 설명하면서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를 탐색하고 국제적 고립을 벗어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리수용이 노동당에서 국제 담당 부위원장이 된만큼 중국에 공식적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7차 당대회 이후 북측의 동향을 알리는 당 대 당 외교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지난 4월부터 북·중 교역이 줄어든 상황에서 리 부위원장은 중국의 경제제재 완화 여부를 떠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그가 김정은의 친서를 가지고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행의지를 밝히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해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지난 29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남자농구팀 친선경기를 관람하며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그러나 북한은 리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날 강원도 원산 일대 동해안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발사실험을 했고 또다시 실패했다. 북한은 지난 4월에도 세 차례 무수단 미사일 발사실험을 했지만 모두 실패하면서도 대화제의와 도발을 병행하는 강온(强穩) 양면전술을 지속하는 모양새다.
한편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전 5시 20분께 강원도 원산지역에서 미사일 1발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 상황을 추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대 사거리가 400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는 무수단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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