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증권업 지수는 29.28포인트(1.81%) 오른 1645.19로 장을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한국금융지주(3.5%) 유진투자증권(2.9%) 키움증권(2.8%) 메리츠종금증권(2.7%) 미래에셋증권(2.6%) 유안타증권(2.5%) KTB투자증권(2.1%) 등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거래시간 연장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볼 증권사로 키움증권을 주목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위탁매매 거래대금 점유율은 16.4%로 모든 증권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2위인 미래에셋증권(7.9%) 대비 두 배를 웃돈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시간 연장으로 거래대금이 그만큼 늘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거래대금이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거래대금 점유율이 가장 높은 키움증권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재웅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굳이 거래시간 확대에 따른 수혜주를 찾자면 키움증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한국거래소는 8월 1일부터 증권·파생상품 및 금 시장의 정규장 매매거래 시간을 30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증권시장 정규장은 현행 6시간(오전 9시~오후 3시)에서 6시간30분(오전 9시~오후 3시 30분)으로 늘어난다.
거래소는 장 종료 시간대에 유동성이 집중되는 만큼 마감 시간을 30분 연장함으로써 최소 3%, 최대 8%의 유동성이 증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평균 거래대금으로 환산하면 2600억~6800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셈이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1시간씩 연장했던 1998년 12월, 2000년 5월에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증가했다"며 "장기적으로 거래량 증가와 회전율 상승 가능성이 커져 위탁매매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4% 증가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거래대금 증가 규모는 80조원, 증권사 수수료 수익 증가분은 24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증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 부진은 거래시간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증시 방향성 부재, 자금의 단기 부동화 지속, 시가총액 회전율의 추세적 하락 등의 영향이 더 크다"며 "거래대금 증가폭은 거래시간 연장 비율(8.3%)에 크게 못 미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거래시간 연장만으로 증권주를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 연구원은 "25일 증권업종 주가가 오른 것은 거래시간 연장의 영향도 있지만 전날 밤 미국 증시가 일제히 1% 이상 오른 영향이 더 컸다"며 "국내 시장 여건은 여전히 안 좋아 향후 증권업종 주가가 다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도 "지금 증권업종 주가가 바닥 수준이긴 하지만 단순히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매수하는 것은 자제해야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2.83포인트(1.18%) 오른 1960.51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밤 미국 증시가 크게 오르고 서부텍사스유 선물가격이 1.12% 상승하자 외국인과 기관이 코스피 주식에 대해 각각 1239억원, 2085억원어치 쌍끌이 매수에 나선 영향이 컸다.
[용환진 기자 /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