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자동차부품 설비업체 피틀러사. 피틀러사는 최근 자사 설비기계에 통신기능을 추가한 스마트 설비를 내놓았다. 위성수신장치를 활용해 지게차가 공장에서 사람의 도움이 없이 제품을 실어나른다. 뿐만 아니라 QR코드를 통해 전체 공정정보를 담아낸 후 고객의 요구가 달라질 때마다 반영해서 공정을 유연하게 조작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하루에 1225개를 생산하는데 이전에는 최소 25명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9명만 있어도 작업이 가능하다. 원래 8개 기계설비 가격이 100억원대라면 이런 통신기능을 추가적으로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60억원 정도. 연간 15명의 인건비 절감을 계산하면 대략 10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에 미국과 독일이 통신 표준에 잠정 합의하면서 다양한 설비업체들이 통신기능을 탑재한 기계설비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동학 국가기술표준원 스마트공장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통신 표준이 정립되면 결국 장비업체들도 그쪽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그만큼 비용이 절감되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도 이런 표준에 맞춰서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차원에서 보면 단기적으로는 저부가가치 일자리가 대거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화된 설비기계와 관련된 고부가가치 서비스 시장이 융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다보스포럼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향후 5년 간 저부가가치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지는 대신 고부가가치 일자리 210만개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변화는 제조업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서비스업에도 파장이 미치게 된다. 가령 스마트공장 내 기계설비나 통신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시스템을 통해 미리 감지해 유지보수 비용을 감소시켜주는 ‘예지서비스’ 혹은 고가 스마트 기계설비를 임대해주는 리스 산업 등이 대표적인 수혜산업이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독일 정부는 인더스터리 4.0과 병행해 2014년부터 ‘스마트 서비스 월드’ 정책을 펴면서 이러한 서비스 시장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빅데이터 분석 통신과 관련된 보안 R&D시장도 매년 팽창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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