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미국발 재료들이 한국 제약바이오주에 미칠 ‘나비효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새벽 미국 나스닥 바이오 기술주 지수(NBI)는 2735선에 마감했다. 이는 작년 7월 NBI 고점 대비 1400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이같은 급락에는 힐러리 클린턴의 약값 규제 발언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힐러리는 지난해 9월 하룻밤새 약값을 50배나 올리는 제약사들의 횡포를 비판하며 “처방약에 대한 본인 부담 비용이 월 250달러 한도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 데 이어 다음달 “제약사들이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약의 가격을 지나치게 높여 폭리를 취하는 것을 참기 어렵다”며 약가 규제를 자신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자료 독점권 기간을 줄이고 의약품 수입을 촉진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미국 헬스케어와 제약 업종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바이오주는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업종이자 오바마케어의 가장 큰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지만, 트럼프 후보가 대권을 잡을 경우 오바마케어를 중단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주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대표적 업종으로, 정부 정책과 규제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한국 제약바이오주는 통상적으로 미국 관련주와 동조화되는 경향이 있어 이미 국내 제약바이오주는 작년말부터 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황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구에게 대권이 돌아가든 지 미국 헬스케어 업종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보면 한국 제약바이오주의 추가 조정도 불가피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다른 변수는 미국 금리인상이다. 그동안 제약바이오주는 대표적인 양적완화 수혜주로 꼽혔다. 지난 16일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제프리 래커 총재는 6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강한 근거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중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할인받게 되고 고밸류 업종일수록 그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따라서 한국 제약바이오주 중에서도 밸류에이션이 더 높은 대형업종인 한미약품과 셀트리온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미국 정부규제는 고유판권을 갖고 있는 대형업체들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북미 등에서 비교적 저렴한 복제약으로 수익을 올리는 대형 제약업체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힐러리의 약가인하 계획은 새로운 치료제를 장려함으로써 취득되는 과도한 폭리와 마케팅 비용에 대해 정지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의 약가 인하 계획은 미국 내에서 고가의 약물을 판매중인 블록버스터업체에게는 위협이 될 것이나, 한국과 미국의 바이오시밀러·제네릭(복제약)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FD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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