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남편 근로시간에 맞벌이 늘어도 남성 가사노동 그대로

아내가 벌어오는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남편의 가사 노동시간은 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아동가족학과 김소영씨는 ‘미취학자녀를 둔 부부의 무급노동시간 변화와 관련요인’이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아내의 소득이나 주당 근로시간의 증가가 남편의 가사 노동시간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씨는 통계청 자료를 이용 1999년 부부 1357쌍, 2004년 부부 992쌍, 2009년 부부 567쌍, 2014년 부부 858쌍 등 총 1만5096쌍을 분석했다.
김씨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주중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1999년 224.9분에서 2014년 192.2분으로 327분 줄어든 반면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은 주중 11.2분에서 16.8분으로 5.6분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남성의 가사노동시간의 영향을 크게 미치는 변수는 남편의 근로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의 근로시간이 늘어날수록 가사노동은 계속 줄어든 반면 아내의 소득과 주당근로시간은 남편 가사노동시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아내의 소득증가는 남편의 가사분담을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닌 셈이다. 김씨는 “이번 연구는 남성의 주당 근로시간을 줄이고 여성의 노동시장 지위를 높이는 정책이 남편의 가사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강영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