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결혼계약’으로 ‘멜로킹’ 자리를 지켜낸 배우 이서진. 그의 진짜 사랑법은 어떨까. ‘츤데레’라는 말이 딱 맞는 이서진은 그야말로 ‘툭’ 던지고 감동 주는 전형적인 ‘상남자’ 스타일이었다.
지난 달 24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결혼계약’에서 한지훈 역을 맡았던 배우 이서진은 “‘불새’ 찍고 그랬을 때에는 두 달 정도 후유증이 가기도 했는데, 이번엔 촬영이 끝나고 이틀 뒤에 예능 촬영을 하니 본래 모습으로 너무 빨리 돌아왔다”며 유쾌한 입담을 자랑했다. 현실에선 장난기 어린 모습이지만 ‘결혼계약’에선 여주인공 강혜수(유이 분)를 가슴 절절하게 사랑하는 한지훈으로 시청자를 웃기고 울린 그였다.
↑ 사진=정일구 기자 |
“드라마에서 유이와 스킨십이 많았다. 워낙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오가서 ‘실제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웃음) 계산보단 옛날 생각을 많이 떠올렸다. ‘옛날엔 나도 그랬었지’ 하는 식이다. 김진민 PD의 요구도 있었지만 디테일은 우리가 만들어갔고, 제가 끌어가는 입장이었다. 유이가 고맙게도 절 믿고 따라왔고 편한 동생이었기 때문에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7살이나 어린 유이와 호흡을 맞추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서진은 “오히려 그 친구가 부담스러웠겠지”라며 웃음을 터뜨린다. 자꾸 나이차가 부각돼서 포털 사이트 프로필에 나이를 없애고 싶었단다. 공교롭게도 인터뷰를 위해 이서진을 만난 당일, 유이와 배우 이상윤의 열애설이 났다. 이서진은 “오늘 이 질문 꼭 나올 줄 알았다”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유이의 열애를)전엔 몰랐고, 기사를 보고 알았다. 사실 느낌으로는 남자친구가 있겠거니 했다. 하지만 진짜 연애를 하는지 혹은 상대방이 누구인지 같은 걸 몰랐기 때문에 유이와 멜로 연기를 하는 것이 더욱 편했던 것도 있다. 유이는 강혜수 역할을 참 잘해줬고, 열심히 하는 예쁜 후배다. 유이를 정말로 좋아했고 예뻐했다.”
이서진은 “드라마를 하면서 역할에 빠지면 상대역을 사랑하는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유이에 대한 ‘특급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나이가 들어서 멜로 연기를 해보니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이서진은 ‘깊이’라고 표현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서진은 진정한 멜로는 자신의 ‘선배 배우’들이 해야 나올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아마 선배님들도 멜로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특히 여배우 선배님들은 더욱 그럴 것이고. 그런 기회가 없어서 못 보여줄 뿐이다. 저도 더 나이가 든다면 이해하는 폭이 지금보다 더 넓어질 것 같다. 과거의 저와 지금의 제가 달라진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전엔 나만 위해 연기를 했다면 이젠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생겼고, 나이별로 사랑에 대한 표현도 달라지는 걸 느낀다.”
↑ 사진=정일구 기자 |
그렇게 몸소 멜로의 ‘성장’을 느낀 이서진. 그에게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멜로킹’이다. 깊은 눈빛과 폭 파인 보조개에서 묻어나오는 부드러운 미소가 붙여준 별명이었다. 그렇다면 실제의 이서진 또한 ‘멜로킹’일까. 이서진은 “닭살 돋는 걸 제일 싫어한다”며 손사래를 친다. 이제 혼기를 가득 채운 이서진에게 결혼을 묻자 ‘결혼계약’ 속 프로포즈 이벤트 같은 건 안 할거라고 웃음을 터뜨린다.
“최근 3년이 이렇게 바쁠 수 있나 할 정도로 바빴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서 쉬기 바빴고.(웃음) 연애 자체가 귀찮을 지경에 도달했다. 그리고 숨기는 게 얼마나 힘드나. 그래서 요즘엔 연애 생각이 많이 안 난다.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더 많고.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옛날엔 이런 사랑도 했었는데’ ‘죽기 전에 이런 사랑 해볼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을 했다. 드라마 상으로나마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야말로 ‘츤데레(겉으로는 티 내지 않지만 생각지 못하게 챙겨주는 스타일)’의 전형이다. 이서진은 “나이가 들면서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깊은 감정을 두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기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욱 ‘결혼계약’ 속 한지훈의 강혜수를 향한 조건없는 사랑이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그는 “옛날이었더라도 이런 사랑을 내가 할 수 있었을까 싶다”고 회상했다. 유독 그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옛날’, 도대체 언제 이야기일까.
“그 옛날이라는 건 10년보다 더 전이다.(웃음) 그 땐 사랑 하나로 뭐든지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다 헤쳐 나갈 수 있었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젊은 혈기도 있었겠고. ‘결혼계약’에서 술에 취해 강혜수에 찾아가 키스를 하려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옛날의 나라면 이랬겠지’해서 탄생한 장면이다. 지금의 나라면? 누가 볼까봐 막 숨었겠지.(웃음) ‘찌질’해보이면서도 열정적이지 않나. 사랑한다면 누구나 다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멜로지니’ 이서진에게도 곧 사랑이 찾아올까. 그는 ‘편안함’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앞으로 만나게 될 ‘운명’은 이왕이면 편안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이서진은 “조용히, 친구처럼, 그런 사랑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결혼계약’에 ‘사랑한다’는 대사가 없어서 좋았단다. ‘사랑한다’는 말은 못 해도, ‘결혼계약’ 속 모든 걸 다 했던 한지훈처럼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이서진, 곧 그에게도 ‘봄’이 찾아오길.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