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나란히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에 대해 시장에서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현대차에 대해서는 호평이 쏟아지는 반면 10분기 만에 흑자전환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다. 두 회사의 향후 전망에 대한 시각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1분기 실적은 크게 부진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5%나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1.6%포인트 떨어졌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에도 애널리스트들 반응은 나쁘지 않다. 2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데다 지난달 초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올 뉴 투싼' 등 신차 모멘텀도 예정돼 있어서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가 오는 6월로 예정돼 있어 5~6월 내수 소비가 단기적으로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시장 여건도 개선될 전망이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재고 수준은 2월을 정점으로 3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2분기 싼타페 개조차와 신형 엘란트라 판매 확대 효과를 감안하면 상반기 내내 추가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며 "우려스러웠던 중국 판매 역시 신형 엘란트라(링둥) 효과로 3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7% 증가하는 등 최근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인도는 1분기에 이어서 2분기에도 높은 가동률과 판매로 상황이 양호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달리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는 당분간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가장 큰 문제는 급격한 수주 잔액 감소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1분기 별도 실적 기준 현대중공업의 조선·해양 부문 신규 수주는 3억8000만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수주 잔액은 지난해 말 382억달러에서 290억달러로 급감했다. 이미 매출로 인식한 부문을 제외한 매출 기준 수주 잔액은 조선 90억달러, 해양 72억달러 등 162억달러에 불과하다.
[노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