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명 이상 숨진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살균제를 만든 옥시의 추악한 면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불리한 증거는 없애고 실험 결과는 유리하게 조작하는 등의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최인제 기자입니다.
【 기자 】
옥시 증거인멸 의혹.
옥시가 만든 가습기 살균제에는 소독용 화학물질이 주로 쓰였습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이 화학물질의 주요한 성분과 주의사항을 표기한 물질안전보건자료인데요. 이 자료를 살펴보면 유해물질이라고 표기되어 있고, 마시거나 흡입하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 수사 직전 옥시 측이 자료를 삭제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해성 없다? 실험 조작 의혹.
옥시는 서울대 실험 결과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해왔습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옥시는 서울대 연구팀에 2억 원을 줘 자신들이 원하는 실험 결과가 나오도록 유도해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책임 피하려고? 새 법인 설립 의혹.
옥시의 잘못이 드러나도 정작 처벌해야 할 대상은 이미 사라졌습니다.
옥시는 5년 전 기존 회사를 없앤 뒤 직원과 재산 등은 그대로 옮겨 완전히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 인터뷰 : 송기호 / 변호사
- "법인이 더 이상 존속하지 않을 경우 처벌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처벌하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이에 따라 허술한 법 체계를 악용하는 업체를 처벌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도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