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이해 새 옷을 장만하고자 찾은 백화점. 알록달록한 옷들이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매장에 들어서 이 옷, 저 옷을 입어본 다음 마음에 드는 옷 몇 벌을 골라 구매한다. 체형 단점도 보정해주고, 이 정도면 꽤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만족감에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구매한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서니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피팅룸에서 봤던 옷과 지금 거울 앞에 보이는 옷이 같은 옷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뭐가 문제인걸까. 옷이 달라진 걸까, 아니면 내가 옷이 잘 어울린다고 착각을 한 것일까. 답은 ‘매장 거울’에 있다.
백화점 의류매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피팅룸 ‘안’에는 거울이 없고 ‘밖’에만 있다는 것. 이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끌어올리기 위한 매장 전략의 일부다.
피팅룸 안은 어둡고 컴컴하고 좁은 경우가 많다. 사람은 보통 밝은 공간에서 어두운 곳에서 옷을 봤을 때보다 밝은 곳에서 옷을 봤을 때 화려하고 세련됐다고 느낀다. 조명에 따라 옷의 품질이나 디자인이 달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밝은 조명은 옷의 색감을 극대화한다.
또 피팅룸 밖에는 대부분 몸매를 날씬하게 보이도록 하는 매직거울을 설치한다. 매직거울은 어떤 옷을 입어도 멋지고 예쁘게 보이게끔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일반 거울이 있는 집에서 옷을 다시 입어봤을 때 매장에서와 사뭇 다른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장 직원의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 피팅룸 안에 거울을 설치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피팅룸 안에 거울이 있으면 고객들은 그 옷을 구입할 것인지 구입하지 않을 것인지 혼자서 결정 하게 된다.
의류 매장의 입장에선 고객들이 혼자서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보다 매장 직원을 통해 구매 욕구를 자극한 뒤 결정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판매율을 올리는 데 효과적이다.
옷을 착용한 뒤 피팅룸에서 나오자마자 직원들이 ‘잘 어울린다’ ‘멋
또한 고객들이 거울 앞에 서서 옷이 잘 맞는지 확인할 때 함께 입으면 잘 어울리는 옷이나 아이템을 추천함으로써 추가 구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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