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육룡이 나르샤’의 뒤를 이어 기대작으로 주목받던 ‘대박’이 예상 밖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드라마는 이 어려움마저 ‘운명’이라는 단어로 이겨낼 수 있을까.
19일 오전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대박’은 9.1%(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이하 ‘조들호’)는 12.6%, MBC ‘몬스터’는 8.5%의 시청률로 각각 1, 3위의 성적을 보였다.
‘대박’은 동시간대 지상파 드라마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나름 선전하고 있지만 초반의 성적을 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3월28일 첫 방송 당시 ‘대박’가 11.8%로 1위, ‘조들호’는 10.1%로 2위였다. 주인공인 백대길(장근석 분)과 연잉군(여진구 분)가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선두를 달리고 있던 ‘대박’은 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시청률 하락의 길로 접어들었을까.
위기는 주인공을 벼랑 끝으로 몰고나간다. 그리고 시청자는 주인공이 이런 위기를 어떤 비범함으로 이겨낼지 집중한다. ‘대박’은 이 주인공의 비범함이 너무 부각됐다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대길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이 아닌, 타고난 운명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과정도 없다.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킬 치밀한 두뇌 싸움이나 색다른 요소가 부족한 셈이다.
이렇게 제왕의 사주로 얻어지는 결과물도 역시 좋지 못하다. 목숨만 부지할 뿐, 백대길은 더욱 심한 위기상황으로 빠진다. 아버지 백만금(이문식 분)은 죽었고 아귀(김뢰하 분)에게 노비로 팔려 매질을 당했다. 6회에서 꽝포를 통해 이인좌를 위기에 빠트리는 듯 했지만 이마저도 인영군이 등장해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아직 드라마의 초반부이기는 하나 시청자에게 짜릿한 무언가를 전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렇다고 해서 ‘대박’이 모두 시시하고 유치한 드라마는 아니다. 비장미가 감도는 연출, 전광렬과 최민수를 비롯한 중견 배우들의 열연은 오히려 ‘조들호’ ‘몬스터’보다 훨씬 뛰어나다. 24부작 가운데 이제 8화까지 선보였을 뿐,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대박’이 돌아서고 있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