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외식당 종업원 "파견 전 집중 사상교육, 남한드라마 탈북에 영향"
↑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탈북 / 사진=연합뉴스 |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10여 년 전 중국 지린성 창춘소재 북한식당에서 일하다가 탈출해 남한으로 귀순한 명성희씨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외화벌이 식당 일꾼들의 생활상을 소개했습니다.
명씨는 현재 남한에서 팝페라 가수로 활동 중입니다.
인터뷰에서 명 씨는 다른 북한 여성 7명과 함께 문이 잠겨 있는 식당 방에서 잠을 자다가 새벽 6시가 되면 일어나 일을 시작했다고 당시 일상을 전했습니다.
식당 안에서 다채로운 색상의 한복을 입고 김정일 일가 배지를 가슴에 단 채 춤을 추며 손님을 즐겁게 했고, 손님들의 주문에 맞춰 냉면·보신탕·술 등을 날랐습니다.
명씨는 동료가 기타와 건반을 연주하면 한국민요 또는 중국 전통 가곡을 불렀다. 유일하게 가능했던 영어 노래는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 '마이 하트 윌 고 온(My Heart Will Go On)'이었습니다.
일부 손님은 식당을 탈출해 중국 또는 남한의 음대에 가라는 말을 건네는 등 은밀하게 탈출을 권했습니다.
하지만 명씨는 그럴 때마다 북한에 남겨둔 가족 걱정이 앞섰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지도원급의 북한 식당 매니저는 여종업원들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중국에 도착하기 전에 모두 집중적인 사상 교육을 받았고 현지 식당에서 며칠마다 한 차례 혹독한 자아비판 시간을 가져야 했습니다.
손님들이 북한 정권을 비판하면 언쟁을 벌이는 것도 그들의 일이었습니다.
대신, 식당 월 매출이 2만달러(약 2천300만원)를 넘으면 직원들도 돈을 받을 수 있었으며 실적이 좋은 달에는 직원들은 100달러를 받았습니다.
이는 북한 노동자로서는 큰 돈으로 지도원이 가족에게 송금하는 것을 도와줬습니다.
거의 모든 종업원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를 본 것으로 드라마 주인공들의 삶은 더 넉넉해 보였고 이는 귀순을 결심한 또 하나의 주요 동기가 됐습니다.
명 씨는 "아무리 사상이 강한 사람이라도 남한드라마를 보면 바뀐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이번 닝보의 집단 귀순을 보며 무엇보다 가족을 남겨두고 왔다는 데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WSJ은 북한이 12개국에서 운영하는 130개 식당에서 벌어들인 돈은 연간 1천만 달러로 추정된다면서 이는 김씨 일가의 사재로 흘러들어 간다는 북한 전직 관리의 말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집단 탈출 사건은 북한의 외화벌이 일꾼들에 대한 단속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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