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플랜트 등 국내 주력업종의 침체와 부실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역구 산업·일자리 살리기를 공약으로 내세운 후보들이 대거 당선돼 향후 산업·기업 구조조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위치한 울산에서는 김종훈(울산 동구)·윤종오(울산 북구) 당선자 등 옛 통합진보당 출신 무소속 후보 2명이 20대 국회에 진출하게 됐다. 현대차 울산공장 노동조합 조직실장 출신인 윤 당선자는 “정리해고 반대”, 김 당선자는 “노동자 일자리 사수”를 각각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당선됐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김종훈 당선자의 국회 입성에 상당히 긴장하는 모양새다. 자금 부족 장기화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자구노력 차원에서 임금이나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지만 강성 의원의 지역구 당선으로 험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성산에서도 정의당의 노회찬 후보가 당선됐다.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지역구 산업·일자리 보호를 공약으로 내세운 터줏대감들이 너도나도 재선에 성공했다. 성동조선해양이 소재한 통영 지역구 이군현 새누리당 의원은 무투표로 4선에 성공했고 한진중공업 소재 부산 영도가 지역구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6선의 반열에 올랐다. 조선해양플랜트 발전 기반 확보를 공약으로 내건 김한표 의원(경남 거제) 역시 재선에 성공했다.
정부 관계자는 14일 “구조조정보다는 지역 일자리·산업 보호에 무게를 둔 국회의원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한 것이 (구조조정 추진에) 상당한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예정대로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국책은행들은 부실 기업 연명을 위한 단골 메뉴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추가 자금 지원을 거부하거나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정치권의 압박에 대처해나갈 계획이다.
최근 현대상선 사례에서 나타났듯 용선료 정상화 등 근본적인 기업 정상화 기반 마련이 전제돼 있지 않은 상태의 국책은행 자금지원은 혈세 투입 논란이 불가피한 데다 국책은행의 자금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은 각각 4.55%, 3.29%로 국내 은행 평균치인 1.71%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회생 가능성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산금채를 사들여 부실기업 회생을 지원하자는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제안한 ‘한국판 양적완화’ 공약이 나왔지만 20대 총선의 여당 참패로 인해 추진 동력이 크게 저하됐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정치권 눈치를 볼 정도로 부실기업들의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면서 “눈치를 보고 싶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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