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배우 지진희에겐 특별한 별명이 있다. ‘심장폭행남’ ‘눈빛 임신’ 등 듣기만 해도 깜짝 놀랄만한 수식어지만 그만큼 그의 매력이 여심을 뒤흔들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그런 별명을 얻는 데에는 아마도 SBS ‘애인있어요’ 상대역 김현주가 받쳐주는 공도 컸을 터.
“그렇죠. 도해강 역, 또 다른 누군가를 생각했다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잘 했어요.”
이번 작품은 두 사람이 SBS ‘파라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 이후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기회였다. 10년이 훌쩍 지나 재회한 느낌을 물으니 덤덤했다.
↑ 디자인=이주영, 사진=정일구 기자 |
“달라진 것 없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예전 사진 보니까 애에서 어른이 됐더라고요. 성숙하고 노련해졌죠. 이번엔 오히려 더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서 앞으로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기대돼요. 10년 만에 만났으니 10년 뒤에 또 만나는 건가요? 아니면 ‘전원일기’ 같은 드라마를 찍어서 오래 가야하나. 하하. 그만큼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누가 뭐래도 ‘애인있어요’는 김현주의 공이 컸다. 1인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50부작의 긴 호흡을 이끄는 데에 중추적 구실을 했기 때문.
“김현주에게도 배우로서 굉장한 복 아닐까요? 이런 기회가 누구에게 오겠어요? 이번 역을 누구보다도 잘 해낼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쌓인 많은 경험이 있어서라고 봐요. 저라면 쉽지 않았을 걸요? 하지만 김현주는 충분히 가능한 배우죠. 드라마 끝나고나선 이 생각이 더욱 더 강해졌고요. ‘자기 몫을 제대로 찾아갔구나’ 싶더라고요.”
우유부단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투우사 같은 정열적인 최진언 역도 역시 지진희였기에 가능했다. 물론 초반 외도 설정으로 강력한 비난을 받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미움이 애증으로 바뀐 듯 여성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 사진=정일구 기자 |
“전 그저 최진언이 한 여자만 사랑한다는 사실만 생각했어요. 한 사람만 사랑한다는 건 요즘 시대에서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제 아들에겐 절대 그래선 안 된다고 농담삼아 말하기도 하고요. 하하. 극 중 최진언이 도해강의 첫사랑이자 마지막사랑이었는데 그건 수억만분의 1 확률이라고 봐요. 그런 만남이 현실적으론 쉽지 않으니까. 최진언이 남들에게 피해를 많이 주는 입장이었지만, 그건 오로지 도해강만 생각하다보니 그런 거라 여성 시청자들이 더 좋아해준 게 아닐까요? 내가 나를 잃었는데 유일하게 날 기억해주는 남자. 이건 여자들이라면 정말 다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어떤 남자가 나타나서 내 아내라고 계속 주장하면 정말 감동할 것 같아요.”
긴 호흡을 마친 지진희에게 이번 작품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게 있냐고 하니 분명 잃은 건 있지만 그 단점을 생각하지 않는 게 자기 성격이라며 진지하게 선을 그었다.
“단점만 생각하면 그게 힘들 수밖에 없어서, 좋은 점만 생각하려고 해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인상이 바뀌고 인생이 바뀌니까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서 얻을 게 있고 잃을 게 있었지만, 현명하게 얻는 것만 가져가려고요. 이 드라마로 소원했던 부부사이가 좋아진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던데, 그건 이 드라마의 깊이 때문이었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굉장히 큰 일을 했구나’ 이런 뿌듯함이 남았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