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수익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들이 본업인 보험영업에서 손실이 늘어나는 가운데 투자로 벌어들인 돈까지 줄어들어 어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5개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수익률은 평균 4%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관련 통계를 공개한 지난 1991년 이래 최저이다. 생보사들이 자산을 운용해 얻은 수익은 1990년대 평균 11~12%대를 유지했지만 2000년 8.9%로 떨어진 이후 2013년에는 4.5%를 기록했다. 2014년 5.9%로 잠깐 반등했지만 1년만인 지난해 4%로 다시 하락했다. 손해보험사와 재보험사 30곳의 지난해 운용자산수익률 평균은 3.79%로 생보사들보다 더 낮았다.
보험료 적립금에 해당하는 보험부채 적립이율이 4%대 중반임을 감안하면 보험사들의 운용자산 수익률이 4%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은 그만큼 역마진이 심해짐을 의미한다.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할 돈에 비해 가지고 있는 자산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한 생보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저금리 시대에 제대로된 투자처를 찾지 못한게 1차적인 원인이다”며 “최근 저금리로 채권가격이 오르자 기존 보유하고 있던 채권을 팔아 단기 수익률을 높였던 보험사들이 이런 전략을 유지할 경우 장기 자산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는 인식을 하며 이를 자제해 지난해 수익률이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각 사별 수익률을 보면 생보업계에서는 알리안츠생명(4.58%), PCA생명(4.56%), 동부생명(4.52%) 등이 높았고 대형사 중에서는 교보(4.5%), 한화(4.49%) 등이 높았다. 반면 대형사중 삼성생명(3.69%), 미래에셋생명(3.88%), 흥국생명(3.97%) 등은 4%대의 수익률을 지키지 못했다.
손보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5.14%), 롯데손보(4.44%) 등의 수익률이 높았고 대형사인 삼성화재(3.32%), 현대해상(3.6
보험사들은 본업인 보험영업에서도 손실이 커지고 있어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생보업계의 영업손실은 2013년 18조8118억원에서 지난해 20조9131억원으로 늘었고, 손보업계 영업손실은 2013년 4조9426억원에서 지난해 6조3309억원까지 증가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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