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전체 생명보험 중 10년 동안 유지한 계약자 비율은 32.7%에 그쳤다. 10명 중 7명은 10년이 지나면 보험을 해약했다는 뜻이다. 계약 연령대별로 보면 10대가 34.7%, 20·30대가 31.4%, 40·50대가 33.4%, 60대 이상이 31.4%의 유지율을 보였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생명보험의 5년 유지율은 46.7%로 5년을 유지하는 이들도 절반이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보험 종류별로 보면 연금보험 유지율이 21.2%로 가장 낮았다. 계약 연령대별로는 10대 유지율이 16%에 불과했고 60대 이상도 20.8%에 그쳤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연령대이다 보니 가장 먼저 연금보험부터 해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연금보험의 경우 먼 훗날 받을 수 있는 돈이라는 생각에 해약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보험 중 하나인 것 같다"며 "한국 사회에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염려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연금과 비슷한 성격의 변액보험 또한 유지율이 32.2%로 낮았다. 변액보험의 경우 보장보다는 투자 목적의 가입자가 많다 보니 해약을 쉽게 하는 것 같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생명보험협회에 공시한 지난해 생명보험사별 7년 보험 유지율을 보면 농협생명이 51.09%로 가장 높았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시골 농협의 경우 금융기관 역할뿐 아니라 비료, 농약 등 농업 관련 상품도 함께 팔면서 고객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가입 초기부터 좋은 상품을 권유할 수밖에 없고 보험 유지에 대한 중요성도 지속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AIA생명(49.37%) KB생명(39.1%) 하나생명(37.71%) 등의 유지율이 높았고 대형사 중에서는 삼성생명(36.85%)도 높은 편이었다. 생보 업계 관계자는 "유지율이 높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좋은 상품을 팔았거나 설계사 조직이 탄탄해 사후 관리를 잘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에이스생명(16.05%) BNP파리바카디프생명(22.5%) 알리안츠생명(22.76%) 라이나생명(22.85%) 등은 최상위권의 절반도 안 되는 유지율을 보였다. 대형사 중에서는 한화생명(27.04%) 신한생명(23.24%) 등이 낮은 편이었다. 모 생보사 관계자는 "설계사 조직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일부 설계사들이 수당을 의식해 보험 갈아타기를 권유할 경우 보험 유지율은 더욱 낮아진다"며 "온라인이나 텔레마케팅이 주력인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은 해약 후 나이가 들어 다시 가입하려면 보험료가 비싸지고 연금이나 변액의 경우 수익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자신을 꾸준히 관리해 줄 수 있는 설계사 조직을 갖춘 곳이 어디인지를 따져 보라"고 조언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