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이수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
지난달 21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명품 고악기 3점을 유망한 신진 바이올리니스트 3명에게 무상 지원했다. 두 번의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수여자를 정했다. 이날 수여식에 모습을 드러낸 고악기는 과다니니 크레모나(1794)와 과다니니 파르마(1763), 도미니쿠스 몬타냐나(1740)다. 과다니니는 현악기 제조 본고장인 이탈리아 출신으로 스트라디바리·과르네리와 함께 가장 귀한 악기로 꼽힌다. 18세기 초 과다니니 악기를 처음으로 제작한 로렌초 과다니니는 바이올린의 표준형을 제시했다고 평가받는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의 제자였다. 지난해 세계 3대콩쿠르 중 하나인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콩쿠르때 사용한 악기라 이목이 쏠렸던 과다니니 크레모나는 금호영재 출신 이수빈 양(15)이 앞으로 3년간 사용하게 된다. 1794년산 과다니니는 현재 10억원 상당의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영은 콩쿠르 우승 부상으로 1708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허긴스’를 향후 5년간 사용한다.
스트라디바리우스·과르네리·과다니니 등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거래되는 이들 일류 명품 현악기는 일반 악기상보단 기업이나 특정 단체의 후원을 받는 재단이 매입해 수준급 연주자들에게 임대하는 형식으로 다뤄진다. 명기도 명연주자가 계속 연주해주지 않으면 퇴색하기에 지속적인 임대가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금호문화재단이 과다니니를 포함한 바이올린 8점과 첼로 1점, 삼성문화재단이 과르네리 델 제수와 스트라디바리우스를 포함한 바이올린 2점과 첼로 2점, 더블베이스 1점을 보유하고 있다. 과르네리 델 제수는 17~18세기 이탈리아 크레모나 지역에서 활약한 현악기 제작가문인 과르네리의 악기 중에서도 가장 가치가 높은 명기 중의 명기로 전세계에 120여대만 현존하며, 원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쓰던 것을 현재 스티븐 김이 사용하고 있다. 주미 강은 삼성재단이 보유한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쓰고 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이탈리아 스트라디바리 가문에서 16~18세기에 걸쳐 제작된 악기 명칭으로 현재 바이올린 540대와 비올라 12대, 첼로 50대가 남아있다. 남성적이고 드라마틱한 소리를 지닌 과르네리와 달리 스트라디바리우스는 부드럽고 극히 섬세한 소리를 지닌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스트라디바리는 아무리 슬퍼도 너무 고고해서 차마 눈물을 보이지 못하는 귀족이라면, 과르네리는 울고 싶을 때 땅바닥에 탁 퍼져 앉아서 통곡할 수 있는 솔직하고 겸손한 농부 같다”고 평한 바 있다.
오는 27일에는 스트라디바리우스만으로 이뤄진 현악 4중주단이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열 예정이라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스위스의 하이브로이팅거 재단이 소유한 스트라디바리우스로 이뤄진 ‘스트라디바리 콰르텟’이다. 스위스 취리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음악가들이 모여 2007년 결성한 이 단체는 루체른 페스티벌과 런던 위그모어홀 등을 종횡무진하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실력파 악단이다. 이들 연주자가 손에 쥔 악기 4대의 가치는 도합 1300만 유로(한화 약 177억 원)에 달한다. 스트라디바리의 황금기에 제작돼 ‘황금 바이올린(Golden Violin)’으로 불리는 1715년산 ‘아우레아’와 1710년산 바이올린 ‘킹 조지’, 아흔의 스트라디바리가 제작한 1734년산 비올라 ‘깁슨’과 1717년산 첼로 ‘보나미 도브레-수지아’가 무대에 오른다. 이날 공연에는 스트라디바리콰르텟의 모차르트 현악4중주 2번과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와 함께 피아니스트 허승연이 이들과 슈만 피아노 5중주를 연주한다. (02)599-5743
그렇다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현악기는 무엇일까? 주인공은 스트라디바리우스다. 1721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레이디 블런트’는 2011년 일본 쓰나미 피해를 돕기 위해 마련된 타리지오 경매에서 무려 1590만 불(한화 약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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