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대주주 현대그룹과 매각주간사 EY한영은 현대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이르면 30일 발표하기로 했다. 매각 측이 장고에 들어간 까닭은 대형 금융지주인 한투금융과 KB금융 간 입찰 조건에서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은 1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입찰가를 비슷한 수준에서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매각자 현대그룹과 매각주간사 EY한영, 채권단 산업은행 등 입회하에 현대증권 매각하한선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입찰가를 공개했다. 이어 인수후보군인 한국투자금융지주, KB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 액티스캐피털의 입찰가도 개봉했지만 매각 측은 어느 쪽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다크호스' 홍콩계 PEF 액티스캐피털은 탈락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 매각은 자율협약 절차를 개시한 현대그룹 운명을 결정지을 핵심 변곡점 가운데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PEF를 인수자로 선정했다가 대금을 제때 완납하지 못하거나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그룹이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일본계 오릭스는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으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가로막혀 인수를 철회한 바 있다.
업계에선 현대그룹이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이후에도 매각가 미세조정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그룹 측은 향후 정밀 실사 과정에서 발견된 부실자산 등에 대해 매각가 중 최대 3%를 삭감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인수후보 중 본입찰 가격을 추후 본계약 시점에 조정 없이 입찰가 그대로 수용한다는 조건을 내걸 경우 실질 매각대금은 입찰가로 확정된다. 현대그룹 유입 대금이 최대 300억원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우선협상자 선정이 며칠 더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인수
하지만 매각이 지연될수록 매각자 현대그룹의 불확실한 의사결정에 대한 시장 의구심만 높아질 것이라는 부정론이 지배적이다.
[한우람 기자 /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