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임창용이 결국 돌아왔다. 야구공을 놓지 않겠다던 그는 해외가 아닌 국내 무대서 뛰게 됐다. KIA는 연봉 3억원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은 지난해 11월 30일 임창용의 방출을 공식 발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보류선수 명단에 임창용의 이름을 지웠다. 그 이름은 119일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떴다. KIA의 명단 한 쪽에.
임창용은 그 동안 야구로 속죄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했다. 그리고 18년 전 어려운 살림에 그를 내보내야 했던 고향팀은 임창용을 끌어안았다. 현실의 벽을 넘게 해줄 ‘손’은 ‘타이거즈’밖에 없었다. 그러나 임창용의 광주행은 결코 아름다운 그림은 아니다.
임창용은 지난해 역대 최악의 ‘도박스캔들’에 휘말렸다. 그는 마카오에서 수천만원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를 시인했다. 그리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으면서 삼성의 유니폼을 불명예스럽게 벗어야 했다.
↑ 특별한 경우가 없는 한, 2016시즌 KBO리그에서도 임창용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걸 보게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KBO리그에 도박스캔들이 발생한 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있었다. 2009년 채태인(당시 삼성)과 오상민(당시 LG)은 인터넷도박으로 징계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불과 5경기뿐인 솜방망이 처벌이었지만. 자숙의 시간은 그걸로 충분한 것일까. 그 징계 후 그들은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는 선수들에게 도박의 유해성 및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지 못했다. 프로야구판에 도박 이야기는 끊이지 않게 흘러나왔다. KBO는 7년 뒤 72경기(2016년 기준)로 징계 수위를 강화했다. 역대 최고라고 포장했지만, 피부에 닿지 않았다. 돌아올 길도 열어뒀다. 이후의 전개에서 선수의 품위와 리그의 품격에 대한 KBO와 구단들의 주체적인 이상과 의지는 잘 보이지 않은채 여론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하다는 인상도 강했다.
7년 전과 다를 게 무엇일까. 야구판은 도박스캔들을 척결하지 못했고 또 다시 감싸는 형국이 됐다. ‘아무렇지 않게’ 돌아온 건 아니지만,
반년이 채 안 되는 시간, 자숙의 시간으로 충분한 것일까. 임창용은 결과적으로 시즌 공백 없이 복귀 수순을 밟게 됐다. 72경기를 뛰지 않을 뿐, 그는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운동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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