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맞는 프란치스코 교황, 무슬림 난민 세족식 "우리는 같은 형제"
↑ 부활절/AP=연합뉴스 |
브뤼셀 테러 여파로 난민과 이슬람교도에 대한 혐오 정서가 높아져 가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양한 종교를 지닌 난민들의 발을 씻기고 입을 맞추며 포용과 화합을 역설했습니다.
AP와 dpa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간) 부활절(27일) 주간을 맞아 로마 외곽 카스텔누오보 디 포르토에 있는 난민 보호소를 찾았습니다.
이슬람, 힌두교, 기독교 신자인 난민들은 자신 앞에 무릎을 꿇은 교황이 발에 성수를 붓고 수건으로 닦은 뒤 입을 맞출 때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부활절 직전 목요일(성목요일)에 이뤄지는 세족식은 예수가 죽기 전날 열두 제자들의 발을 씻겨 줬던 의식을 재연하는 행사입니다.
교황은 이날 세족식에 앞서 "몸으로 행하는 것은 이미지나 말보다 강하다"며 "우리는 함께 형제애를 몸으로 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이슬람교도고, 힌두교도이고, 가톨릭이고, 콥트교도지만 모두 같은 신의 자녀인 형제들"이라며 "우리는 평화 안에서 함께 살기를 원한다"고 전했습니다.
교황은 또 벨기에 브뤼셀에서 벌어진 테러를 '유다의 배신'에 비유하면서 "평화가 아닌 피를, 형제애가 아닌 전쟁을 원하는 무기업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교황은 미사가 끝난 뒤 시설에 머무는 900명에 가까운 난민 한명 한명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셀카를 함께 찍고 쪽지를 받았습니다.
가톨릭에서는 오랫동안 남자만이 세족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왔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와 함께 비행청소년보호시설에서 여성과 이슬람교도에게 세족식을 거행해 보수적인 가톨릭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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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난민센터에서도 4명의 여성과 8명의 남성이 세족식에 참여했습니다. 말리와 시리아, 파키스탄 출신의 이슬람교도 3명, 인도 출신의 힌두교인 1명,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의 콥트교도 3명 등이 포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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