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시 북한 지역에 상륙한 뒤 평양을 최단 시간에 함락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결정적 행동’으로 이름 붙여진 한미 연합 상륙훈련이 실시된 지난 12일 포항 독석리 해안. 수평선 위로 전차양륙함인 향로봉함, 비로봉함, 성인봉함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 해군의 강습상륙함인 4만5000t급 본험리처드함과 상륙선거함인 1만6800t급 애슐랜드함도 위용을 뽐냈다. 점점 해안을 향해 오던 함선들 앞으로 한국형상륙돌격장갑차(KAAV)가 나와 정렬했다. 본험리처드함에서는 미 해병대의 공기부양정(LSF-Ⅱ)이 줄지어 나왔다. KAAV 8대로 이루어진 1파가 물살을 가르며 전진하더니 해안에서 5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일제히 연막탄을 터뜨렸다. 연막은 바닷바람을 타고 해안을 뒤덮었다. 일렬 횡대를 이뤄 육지를 향해 고속으로 돌격했던 첫 제대인 ‘1파’의 해안 점령에 이어 순차적으로 상륙이 진행됐다.
해안에 상륙한 장갑차의 램프(출입구)가 열리고 완전군장한 해병대원들이 달려나왔다. 이들은 언덕에 전투배치됐고 KAAV는 K-6 중기관총의 총신을 이리저리 돌리며 경계에 임했다. 1파의 전투배치 이후 2파, 3파, 4파가 연이어 상륙했다. 해상돌격과 동시에 한미 함정에서 이륙한 오스프리(MV-22)와 CH-47, UH-60 등 헬기에 탑승한 상륙군이 공중돌격을 감행했고, 하늘에서는 C-130 강하수송기를 통해 1개 중대 병력이 내륙지역으로 침투했다. 말 그대로 입체적인 상륙훈련을 펼친 것이다.
한미 양국군은 오는 18일까지 북한 핵심 시설 파괴를 목표로 내륙 깊숙한 곳으로 파고드는 지상작전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예년에 비해 지상작전 기간과 내륙 침투 거리가 각각 2배로 늘었다. 한미 해병대가 유사시 북한 핵심 시설로 고속 침투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미군은 이번 작전에 참가한 본험리처드함도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여기 승선한 인원은 항공전투단, 항공요원, 헬기 해상전투중대 등 3400명에 이른다. 이들은 탑재된 28대의 항공기 운용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본험리처드는 임무에 따라 탑재 항공기의 구성을 바꿀 수 있는데 사실상 항공모함 기능도 하고 있다.
상륙군 사령관을 맡은 이승도 해병 준장은 “한미 해군과 해병대는 위기시 신속하고 과감하게 작전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며 “강력한 연합 전력을 공세적으로 운용해 적의 중심을 타격하겠다”고 다짐했다.
13일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가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이는 북한이 추가도발시 강력한 응징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이자 한국 방어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배수량 10만3000t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인 스테니스호는 승조원 6500여명과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앞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12일
[포항 = 노승환 기자 / 국방부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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