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김원익 기자] 꽃샘추위에 의한 한파로 KBO리그 시범경기를 유동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현장의 제언이 쏟아졌다.
10일 5개 구장에서 10개 구단의 시범경기가 일제히 열렸다. 아니 열릴 예정이었지만 수원 넥센 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가 한파로 취소됐다. 이날 서울과 경기지역의 체감온도가 영하 7도까지 떨어졌기 때문. 오전부터 쌀쌀한 날씨는 경기가 임박한 정오쯤에도 풀리지 않았고, 결국 4년만에 한파취소 결정이 나왔다.
다른 구장도 마찬가지였다. 광주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즈의 경기도 6회를 마친 이후 한파콜드게임으로 처리됐다. 전국 기온이 영하권에 근접했고, 바람까지 부는 탓에 체감온도는 더 떨어졌다.
↑ KBO리그 시범경기 조정에 대한 현장의 의견이 쏟아졌다. 1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옷을 두텁게 껴입고 있는 모습. 사진(대전)=옥영화 기자 |
그러면서 이날 기후를 의식한 듯 “우리나라 날씨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런 날에 시범경기를 할 필요가 없다. 만약 시즌 개막이 4월 15일 정도로만 늦춰진다면 일부 감독들이 말하는대로 2월1일부터 캠프를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아예 개막일정을 늦추거나 시범경기를 축소하자는 주장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금 날씨에 시범경기를 하는 것은 무리다. 억지로 하는 것 밖에 더 되나”라며 강한 어조로 시범경기 강행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날씨에 가장 힘든 것은 선수들이다. 추운날 경기하는 것을 가장 힘들어한다”고 했다.
이 시기에 무리를 하다가 자칫 부상자가 나온다면 한 시즌 농사를 아예 망칠 수 있다. 선수 입장에서도 큰 손해다. 각 사령탑들이 갖고 있는 동일한 걱정들이다.
선수들도 연신 “너무 춥다”를 연발했다. 얇은 경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야 하는 선수들의 입장에선 많은 것들이 신경 쓰인다. 감기에라도 걸린다면 차분하게 단계를 밟아야 할 시즌 준비에도 차질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
역대 최다인 18경기로 치러지는 시범경기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하다. 한 관계자는 “예년보다 6경기가 더 늘어났다. 10개 구단으로 치러지는 사정은 이해하지만 모든 팀들이 2번씩 꼭 붙어야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144경기로 치러지는 일정에 더해 시즌이 길어지는 것들에 부담이 크다. 거기에 이런 날씨에 경기를 하는 것은 결코 반가운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물론 현장의 의견과 달리 팬들은 늘어난 시범경기 일정, 더 빨라진 시범경기 개막을 반기
날씨 등의 환경을 고려하면서, 팬들의 수요도 충족할 수 있는 시범경기 일정의 정답을 찾는 현명한 해법이 필요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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