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김원익 기자] “(김) 현수가 빠진 공백은 분명 있다. 내가 (김)현수의 자리를 메우는 건 사실 어렵다. 하지만 (김) 현수가 없다고 죽는 팀이 되선 안된다. 다들 함께 메워 나갈 수 있다.”두산 베어스의 민병헌(30)은 올 시즌 프로 11년차가 됐다. 동시에 이제 팀의 주축이며 핵심타자다. 단순히 연차만 는 것이 아니라 팀내 비중과 책임감도 그만큼 늘었다. 메이저리그로 이적한 김현수(28, 볼티모어)의 공백까지 메워야 하는 중책을 맡은 올해. 민병현은 ‘김현수의 공백’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렇지만 선수들과 함께 그 빈 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호주 시드니에서 진행되고 있는 두산의 1차 전훈 캠프서 민병헌은 떠들썩한 분위기 메이커다. 훈련이나 청백전 등의 경기에서도 파이팅 넘치는 목소리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평균연령이 어린 팀인 두산에서 민병헌은 이제 고참의 위치이기도 하다.
↑ 민병헌이 김현수의 메이저리그 이적 공백을 선수들과 함께 메우겠다고 밝혔다. 사진(호주, 시드니)=김원익 기자 |
운동하는 법,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감독님의 스타일 등에 대해서 최대한 알려주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후배들이 먼저 물어봐주는 게 편하다”는 것이 민병헌의 솔직한 심정. 내가 신경을 많이 못 쓰고 있는데 재호형이나 재원이 형이 먼저 많이 이끌어준다”며 팀내 선배들을 추켜세웠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분명 캠프 분위기를 솔선수범해서 이끌고 있는 것도 분명했다.
“날씨가 많이 덥고 하다보면 부상자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더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이 지치고 힘이 빠지면 그만큼 부상이 생길 우려가 있다. 부상자가 생기면 또 팀 분위기가 떨어진다. 그래서 훈련할때는 힘빠지지 않게 최대한 즐겁게 이끌고 있다. 그래서 일부러 내기도 제안한다. 감독님도 훈련 몰입도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는 것이 민병헌이 밝힌 솔직한 속내다.
2006년부터 해온 프로 생활이 이제 벌써 11년차가 됐다. 하지만 민병헌은 “아직도 매번 초조하고 불안하다”면서 “계속 잘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며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제 어느정도 프로 선수로서 자리를 잡은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말에도 민병헌은 “그건 알 수 없다. 계속 스스로를 더 낮춰야 더 긴장하고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이번캠프 마음가짐은 또 다르다. 민병헌은 “캠프 초반에 조금 흐트러졌던 것 같다. 지금은 제대했을 때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요즘도 틈만 나면 야간 훈련 이후에도 숙소에서 방망이를 휘두른다는 민병헌이다.
민병헌의 올 시즌 타순은 3번이 유력하다. 과거 김현수가 도맡았던 타순이기도 하다. 민병헌은 “타순 문제는 아직 예민한 부분이다. (김) 현수의 자리를 메운다기 보다는 난 내가 하던 것을 하는 것”이라며 “지난해도 3번으로 200타석 정도 나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상황이 되면 거기에 맞춰서 또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두산 타선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존재. 동생이지만 믿음직했던 김현수가 올 시즌엔 없다. 민병헌은 “(김)현수의 목을 해야 겠다는 생각 보다는 내가 못하면 그만큼 다른 선수들이 힘을 합쳐서 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다른 것보다 내가 해야하는 몫을 하면 된다”며 “솔직히 현수가 빠진 공백은 분명 있다. 내가 (김)현수의 자리를 메우는 건 사실 어렵다. 하지만 (김) 현수가 없다고 죽는 팀이 되선 안된다. 현수가 없어도 두산은 야구를 한다. 남은 선수들이 조금씩 그 빈 자리를 메울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많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아쉬움이 남았던 적극적인 주루는 올해 반드시 해내고 싶은 목표다. 민병헌은 “단순히 도루 숫자를 늘리려는 생각이 아니다. 여러 상황들에 마줘서 조금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하 생각이다”라며 올해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천ㅁ여했다.
또 한 가지. 체력이 떨어지는 문제는 반드시 보완해야할 과제로 꼽고 있다. 민병헌은 “지난해 후반기에 체력이나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여러차례 말했지만 아직도 볼넷보다는 안타를 많이 치는 게 좋다. 후반기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는 세밀한 야구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할 생각이다. 민병헌은 “우승한 다음해이기 때문에 감독님께서도 여러 부분에서 많이 신경을 쓰시는 것 같다”며 “올해는 3번타이어서가 아니라 성적에 더 많이 신경을 쓰고 잘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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