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독수리 21마리 파주서 고압전선에 감전사…군부대도 '비상'
천연기념물 제243-1호인 독수리의 대표적 월동지인 경기도 파주 장단반도 일대에서 독수리 20여 마리가 고압전선에 감전돼 죽는 사고가 잇따라 비상이 걸렸습니다.
3일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월동지 주변에서 감전된 것으로 추정되는 독수리 두마리가 발견됐습니다.
한마리는 죽은 상태였으며, 다른 한마리는 살아있었지만 아랫배가 터진 상태여서 파주지역 동물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지난 2일 숨졌습니다.
월동지 주변에서 감전사로 추정되는 독수리 사체가 발견된 것은 지난해 12월 18일부터입니다. 10차례에 걸쳐 한 번에 1∼5마리씩 모두 21마리가 월동지 반경 500m이내 전봇대나 전선 아래에서 사채 또는 죽어가는 모습으로 발견됐습니다.
장단반도 독수리 월동지에서는 2004년 12월에도 이틀간 독수리 18마리가 2만2천V 고압전선에 감전돼 숨졌다. 11년 만에 또 독수리 감전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한갑수(63)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은 "군부대에서 정전이 됐다고 연락이 와 가보면 주변에서 숨진 독수리가 있곤 했다"며 "높은 곳에 올라앉는 독수리가 전봇대에 올라가 쪼는 습성 때문에 고압전선에 감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전방지역 군부대도 비상이 걸렸다. 독수리 감전사고와 함께 정전이 발생, 군부대의 전자감시장비가 멈추는 등 군 경계에 구멍이 뚫리기 때문입니다.
군부대는 한국전력공사 파주지사에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대책을 요구한 상태입니다.
한전 파주지사는 이에 따라 5억원의 예산을 편성, 4㎞구간 전선을 완전 절연 전선으로 교체하는 공사를
한전 파주지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장단반도 일대에서 모두 6차례 정전사고가 인지됐다"며 "정전 때마다 응급복구를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완전 절연 전선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진강 북쪽 장단반도는 매년 11월부터 독수리 700여 마리가 찾아와 겨울을 나는 곳으로, 국내 대표적 독수리 월동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