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백종원의 3대천왕’(이하 ‘3대천왕’)이 새 옷을 입었다. 금요일에서 토요일 오후 시간대로 이동하는가 하면,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 하니를 새 MC로 맞아 변화를 시도했다. MBC ‘무한도전’ KBS2 ‘불후의 명작-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명작’) 사이 ‘3대천왕’의 포지셔닝은 성공했을까.
30일 오후 ‘3대천왕’은 ‘돼지갈비’란 주제 아래 시간대를 옮긴 이후 첫 방송을 내보냈다. 변화를 꾀하기 위해 하니를 새로운 MC로 합류시켰고, 맛 탐험에 해외 사례까지 넣었다. 토요 예능 격전지에 출정하는 제작진의 고뇌가 엿보였다.
↑ 사진=SBS |
이날 방송에서는 전국 돼지갈비 명인들의 가게를 방문하고 그 중 3팀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요리 갈라쇼를 펼쳤다. 다양한 종류의 돼지갈비 요리가 만들어지는 가운데 백종원, 김준현, 이휘재의 맛깔나는 생중계가 이어졌고, 하니는 직접 먹방(먹는 방송)에 나서 입이 터지도록 맛보며 털털한 매력을 발산했다.
사실 ‘3대천왕’이 옮긴 시간대는 모두가 오길 꺼리는 예능 전쟁터였다. 국민예능 ‘무한도전’과 중장년층 시청자를 꽉 잡고 있는 ‘불후의 명작’ 사이에서 시청률 상승은 물론이고 버티는 것조차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필요한 건 경쟁작 2편과 다른 차별성이었다. ‘3대천왕’은 ‘쿡방’ 혹은 ‘먹방’이라는 트렌드로 승부하며 개성을 취하려 했고, 소재의 다양성이란 점에선 현명한 수였다. 주말 식사 시간대라 버라이어티 예능이나 노래 대결 예능보다 요리에 더욱 관심이 많은 시청자는 분명 이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
여기에 ‘예능계 치트키’ 백종원의 안정된 음식 설명과 김준현, 이휘재의 서브 진행이 요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다만 새롭게 투입된 하니가 앞서 “여성의 시각에서 요리를 다루는 롤을 맡겠다”고 각오를 내비친 것과 달리 자신만의 위치를 제대로 잡진 못했지만, 신선한 볼거리만큼은 충분히 제공했다.
맛 탐험을 해외로 넓힌 것도 흥미로웠다. 중국의 돼지갈비 음식점을 찾아 국내 요리 문화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고 새로운 요리를 소개하는 것은 음식을 사랑하는 시청자의 관심을 살 만한 부분이었다.
이처럼 ‘3대천왕’이 용감하게 격전지로 뛰어들었지만 시청률 전쟁에서 승부수를 걸만한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다만 다른 두 경쟁작의 고정 팬층이 두터운 만큼 제대로 자리를 잡는 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아주 승산 없는 싸움은 아닐 터. 고래 싸움에 낀 ‘3대천왕’이 새로운 강자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