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이제 방송인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윤종신이 지난 한 해, 뮤지션으로서의 존재감을 남겼다.
지난 20일 윤종신이 ‘행보 2015’를 발표했다. ‘행보 2015’는 윤종신이 2015년 발매한 ‘월간 윤종신’ 곡들과 지난 2015년 작사가 윤종신 콘서트 라이브 실황 13곡까지 포함돼 총 2CD로 구성됐다. 2015년 뮤지션 윤종신의 진짜 행보가 담겼다.
지난해 ‘월간 윤종신’은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노래들로 채워졌다. ‘아메리칸 셰프’ ‘버드맨’ ‘스틸 앨리스’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한여름의 판타지아’ ‘뷰티 인사이드’ ‘미라클 벨리에’ ‘더 랍스터’ ‘이터널 선샤인’ 등 다양한 영화들이 윤종신의 창작 작업에 영감을 가져다 주었다. 여기에 고(故) 신해철의 사망 1주기를 맞아 그의 노래 ‘고백’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가사집에는 윤종신이 직접 쓴 가사와 매월 발매됐던 ‘월간 윤종신’ 재킷 이미지가 나란히 실렸다. 무엇보다 윤종신은 ‘월간 윤종신’을 통해 미술, 전시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진행해왔다. 영화로 영감을 받아서 곡을 썼다면 이를 표현해줄 수 있는 미술 작품을 앨범 표지로 정했다. 4월호는 20세기 추상표현주의의 거장으로 불리는 '마크 로스코展'을 주제로, 5월엔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를 주제로 이홍민 작가의 작품, 2월엔 김시훈 작가의 작품이 실렸다. 가사집을 하나하나 넘기다 보면 마치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앨범 전체 디자인은 흑백 사진과 어우러진 회색으로 채워졌고 별다른 무늬 없이 심플하게 완성됐다.
두꺼운 하드보이지 박스에 담겨져 있는 윤종신의 ‘행보 2015’는 옆으로 열면 두 장의 CD가 보인다. 그 가운데 윤종신의 얼굴 정면이 담겨있는 앨범이 ‘작사가 윤종신’ 콘서트 라이브 실황이다.
길 한복판에 서 있거나 허름한 창고, 옥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윤종신의 모습이 흑백사진으로 담겨 있으며 이 사진이 ‘행보 2015’ 앨범 전체를 아우르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잡아냈다.
무엇보다 새해에 발매된 앨범답게 작은 미니 탁상 달력까지 포함되어 있는 센스가 돋보인다. 숫자만 쓰여져 있는 심플한 디자인이지만 ‘월간 윤종신’ 재킷 이미지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제 아무리 좋은 구성으로 구매욕구를 상승시킨다지만 알맹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윤종신의 ‘행보 2015’는 약 7년간 ‘월간 윤종신’을 진행해온 윤종신의 성실함과 뮤지션 윤종신의 면모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결과물이다.
매달 우리의 듣는 귀를 충족시켜준 ‘월간 윤종신’을 한번에 들을 수 있으며 윤종신이 쓴 주옥같은 가사를 본인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메리트 있는 앨범이다.
“2015 진짜 내 사람들이 누군지 확인했던 한 해였어요. 진짜 내 사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