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양대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온 원화 환전성 문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다른 걸림돌인 외국인 투자등록(ID) 제도와 관련해서는 통합결제계좌(옴니버스 어카운트) 도입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6월 MSCI 지수 개편 때 우리나라가 2013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 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한결 커졌다.
일단 관찰 대상국에 포함돼야 1년 뒤인 내년 심사 때 선진국으로 승격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27일 금융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외환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는 범위에서 원화 환전성 개선을 위한 방안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원화 환전성 문제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결 과제 중 하나인 24시간 환전을 위한 역외 원화시장 개설에 대해 상당히 진일보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MSCI는 외국인 ID제도 경직성과 24시간 원화 환전 불가능을 이유로 한국 증시를 선진국지수에 편입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MSCI 측과 협의에 나서 통합결제계좌 도입 등 ID 제도 개편을 약속했지만 역외 원화시장 개설은 외환시장 불안을 이유로 시간을 두고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금융위는 통합결제계좌 도입에 대해서는 이르면 이번주 내에 세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처장은 "외환시장 안정성은 소규모 개방 경제인 우리나라에 중요한 가치로, 원화 환전성 개선 문제는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어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재부 측은 아직까지는 다소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나 FTSE, S&P 지수에서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지만 미국 투자가들에게 영향력이 큰 MSCI는 한국을 신흥시장
정부는 중국 본토 상장 주식(A주)이 조만간 MSCI 신흥국지수에 포함되면 우리나라 지수 비중이 14%에서 10% 이하로 떨어지는 데다 연초부터 중국 등 신흥국 증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우리나라가 선진국지수로 옮겨갈 필요가 크다고 보고 있다.
[최재원 기자 /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