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정환(류준열 분)이의 인생을 바꿔놓은 것과 다름없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가 동룡(이동휘 분)과 함께 영화를 보던 그 장면인데, 이 장면에서 정환이 동룡과 함께 감상하며 자신의 감정을 이입시켰던 영화는 ‘포레스프 검프’(1994)다. 이 장면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당시의 향수를 자극했을 것, 그렇다면 영화계 사람들이 기억하는 1988년대 그 모습은 어땠을까.
◇ 배우 김승우
“내 인생 영화 중에 하나이기도 한데,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1986년 아니면 내가 대학교 1학년 때 1987년도에 개봉했던 영화다. 그땐 단관 개봉 시절이었는데, 종로 3가에 있었던 단성사라는 극장에서 종로 6가까지 줄을 섰었다. 그야말로 ‘매진행렬’이었다. 아침 일찍 보려고 오전 11시쯤 갔는데 종로 3가에 위치한 극장에서 표를 사기 위해 종로 6가까지 갔던 기억이 있다. 그땐 예매 이런 게 없었으니까. 그 영화의 제목이 배창호 감독의 ‘기쁜 우리 젊은날’이었다. 베드신, 키스신 같은 게 하나도 없었지만 그들이 얼마나 사랑했는지가 절절하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그건 포털사이트에 내가 좋아했던 영화를 5개 고르라고 했을 때 그 안에 들어갔던 영화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EBS에서 그 영화를 다시 상영해주는 걸 봤었다. 다시 봐도 재미있었다. 지금과는 다르니까 훨씬 더 촌스럽고 옛날 영화 형식이지만, 스토리만큼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아주 괜찮은 영화였다.”
◇ 허남웅 평론가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가 기억에 남는다. 그때는 지금과 다르게 청춘영화들이 많아서 인기가 많았다. 그래서 그게 서울극장에서 개봉을 했었는데, 그때는 인터넷 예매나 이런 게 아니라서 오전 7시, 8시부터 서 있으면 그(티켓을 사기 위한) 줄이 엄청 길었다. 그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외화 중에선 피카다리 극장에서 상영했던 실버스타 스텔론 주연의 ‘코브라’가 기억에 남는데, (동시기에) 단성사에서는 ‘프레데터’가 개봉을 했다. ‘프레데터’가 (관객수를) 이긴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친구들이 연습상 앞에 배우 브룩 쉴즈, 소피 마르소를 붙이고 다니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그때 학교에서 시험 끝나면 친구들끼리 단체로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데, 그때 보는 영화들이 성룡 영화였다.”
◇ 용필름 임승용 대표
“그때 한창 홍콩영화들이 많이 붐이었던 때다.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 이런 영화들이 인기였을 때다. 내가 고등학생 때니까. 그때는 오히려 할리우드 영화들보다는, 홍콩영화들이 굉장히 인기가 있었다. 그런 시기라고 나는 기억을 한다. 나는 지방 출신이라 서울에서 영화를 본건 아니었다. 내 기억에 예매문화는 없었고, 그냥 줄 서서 영화를 보았던? 그건 기억이 난다. 그땐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 홍콩 4대 천왕들이 주가를 올릴 때였고, 여배우는 장만옥 등이 있었다. 아무래도 내 기억에는 1988년대 전후로 홍콩영화가 많이 있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