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성향의 막말로 유명한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경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일린 전 주지사는 이날 경선 첫 관문인 아이오와에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할 예정이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성명에서 페일린이 “트럼프를 지지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페일린의 지지를 받아 대단히 영광스럽다며 “그녀는 내가 존경하는 고위급 인사이자 친구”라고 말했다.
NYT는 “페일린 전 주지사는 지금까지 공화당 후보자에 대한 지지 표명을 한 사람 가운데 가장 고위급 인사”라고 설명했다. 페일린은 2008년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존 매케인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선거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패배했지만 그는 티파티 등 강경 보수파와 보수 서민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페일린은 당시 각종 정책 공약을 놓고 좌충우돌하거나 무지를 드러내기도 했고 막말과 독설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 막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트럼프와 페일린은 일면식이 없는 사이는 아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와 페일린은 2011년 타임스 스퀘어의 한 피자전문점에서 만나 함께 피자를 먹었다”며 “당시 두 사람은 대선 출마를 저울질했지만 나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페일린을 내각에 박탈하고 싶다는 뜻을 비쳤고 페일린은 이에 “에너지부를 맡겠다”고 화답했다.
페일린의 트럼프 지지는 트럼프와 경합 중인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게는 뼈아픈 일이다.
가디언은 “2012년 선거에서 페일린이 크루즈를 지지하면서 크루즈는 상원의원에 오르는 ‘놀라운 승리’를 경험했다”며 “크루즈는 후에 페일린의 지지가 ‘게임 체인저’(판도를 바꾸는 사람)였다고 말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크루즈도 트위터에 “그녀의 지지가 없었으면 나는 상원의원이 되지 못했다”며 “2016년 대선에서 그녀가 무엇을 하든지 상관없이 나는 항상 그녀의 열렬한 팬”이라고 썼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보름가량 앞둔
NYT는 “페일린이 아이오와에서 수년간 지지를 다져왔다”며 지지 선언이 트럼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페일린이 한물간 정치인이라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