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불참을 선언하면 노정(勞政) 관계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노동계는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으로, 정부는 독자적인 노동개혁으로 서로를 압박하며 날선 대립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노동계는 양대 노총의 연대투쟁, 4·13 총선투쟁, 소송투쟁 등 다양한 투쟁방식을 동원해 정부와의 전면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연대가 점쳐진다. 그동안 민노총의 총파업이나 집회에 힘이 실리지 않았던 것은 한노총이 참여하지 않은 ‘나홀로 파업·집회’였기 때문이다. 한노총이 참여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석달 앞으로 다가온 4·13 국회의원 총선도 변수다. 양대 노총이 연대해 ‘총선 투쟁’을 전개한다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정부 추산 두 노총의 조합원 수는 147만명에 달한다. 무시할 수 없는 표심이다.
양대 노총이 최근 들어 부쩍 ‘총선 투쟁’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노동계는 적극적인 ‘소송투쟁’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양대 지침을 일방적으로 시행할 경우 이를 막을 실질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투쟁의 목소리만 높일 뿐 현장에서는 노조의 조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더 이상 노동계와의 협의를 기대하지 않고, 독자적인 노동개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조만간 양대 지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정 대타협에서 양대 지침 추진 시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명시했지만, 한노총의 대타협 파탄 선언으로 이 합의가 무의미해졌다고 판단할 수 있다.
노동개혁 5대 법안은 야당의 반발로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행정지침인 양대 지침은 고용노동부가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최근 “올해 정년 60세 시행에 맞춰 실천해야 할 노동개혁이 계획보다 늦어진 상황으로, 노사정 주체는 양대 지침 등 후속 개혁을 흔들림 없이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양대 지침 발표가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하지만, 정부도 부담을 갖기는 노동계와 마찬가지다.
양대 지침이 상위법인 근로기준법에 종속되는 ‘행정지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통상임금 사태 때처럼
통상임금 논란 때도 고용부의 관련 ‘지침’이 있었지만, 기업 노조들이 이에 불복해 상위법인 근로기준법에 호소한 소송을 낸 결과 고용부의 지침을 뒤엎는 판결이 잇따랐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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