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에서 막판 변수로 작용한 ‘쯔위 사건’ 여파가 가시지않은 가운데 대만 청년층을 대변하는 ‘딸기세대’ 가 조명을 받고 있다. 그동안 대만 사회 문제아 취급을 받던 딸기세대가 ‘쯔위 사건’을 계기로 사회변혁 주도세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만 선거에서 야당인 민진당이 압승을 거둔 것에 대해 “딸기세대로 불리는 20~30대 청년층의 반격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딸기세대란 대만에서 1981년 이후 출생한 청년층을 뜻하는 말로, 나약하고, 무관심하며, 자기만족만 추구한다는 뜻을 내포한다. 사회적 압력이나 힘든 일을 견디지 못하고 쉽게 상처받는다는 특성을 연하고 무른 딸기에 비유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16일 선거에서 정치적 응집력을 보이며 여당인 국민당에 참패를 안겼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대만 양안정책협회의 온라인 조사 결과 134만명의 청년층이 ‘쯔위 사건’ 영향으로 투표에 참여하거나 지지 후보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잉원 당선자가 얻은 689만표 가운데 19.5%가 ‘쯔위 사건’에 격분한 딸기세대의 몰표였던 셈이다.
딸기세대는 2년 전에도 ‘해바라기 운동’으로 저항정신을 표출한 바 있다. 집권 국민당이 중국과의 서비스무역협정 비준안을 날치기 통과시키자 대학생들이 희망을 상징하는 해바라기를 손에 들고 시위를 벌여 입법원(국회)을 점거한 것. 당시 마잉주 정부는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소상공인들을 희생시키면서 중국과 이해관계를 가진 대기업에 영합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경제적인 불만도 대만 청년층이 SNS를 통해 단결하는데 일조했다. 대만의 신입사원 초봉은 20년 동안 제자리에 머문 반면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청년세대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2년전 홍콩에서 우산혁명을 이끈 조슈아 웡은 17일 대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만의 주권이든 홍콩의 미래든 모두 중국과 관련이 있다”며 “지금보다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만에서 해바라기 운동으로 진보 정당이 태동한것을 언급한 뒤 “우산혁명 이후 홍콩의 학생운동에 좋은 참고대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은 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중정서가 확산, ‘대만독립’이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지 환구시보는 18일 사설에서 “민진당이 살림살이를 해봐야 어려움 알것”이라고 직설적으로 경고했다.
민진당이 추구하는 ‘대만정체성 강화’라는 이상이 양안관계의 현실에 곧 부닥칠 것이라는 의미다. 신문은 이어 대만경제가 상당부분 중국에 기대고 있음을 상기한 뒤 “대만이 대륙에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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