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안철수신당)이 본격적인 네거티브 난타전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인재 영입’으로 탈당 후폭풍을 잠재우기 시작하자 탈당파가 반격에 나선 것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비주류의 탈당 명분을 없애기 위해 금명간 사퇴할 것으로 예상돼 양당 간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18일 확대기획조정회의에서 문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안 위원장은 “문 대표가 ‘야권 분열은 새누리당이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바로 그런 인식 때문에 정권을 내주고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위원장은 “야권 분열이라고 하면서 만년 야당 기득권을 지킬 게 아니라 수구 지배 체제에 강력한 균열 내야 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수구 지배체제를 종식시키겠다”고 했다. 아울러 “야권 연대 프레임으로 지난 10년 간 도대체 뭘 얻었냐”며 문 대표가 언급한 야권 통합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상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론’을 놓고도 양당은 설전을 벌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이승만이 국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어찌 박근혜 대통령의 최종 복심과 같은 말을 야당을 자처하는 국민의당에서 하느냐”고 맹비난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상진 위원장은 진보가 아니라 진부한 뉴라이트 학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반격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당 회의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이승만 국부론을 비판하셨는데, 김 위원장은 전두환 정권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했던 분”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또 “김 위원장은 과거의 통념으로부터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 입장을 어제 밝혔다”며 “다른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해달라”고 김 위원장에게 공을 넘겼다. 한 위원장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위상 재평가와 관련해 추가로 발표할 입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또 인재 영입으로 민심 반전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에 견제구를 던졌다. 김영환 의원은 “인재 영입 경쟁은 바람직하지만, 깜짝 이벤트로 전락하면 이 나라 인재를 소진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인재 영입 성공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문 대표 지지율이 반등하자 국민의당이 코너에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이날 송기석 전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영입하며 더민주 인재 영입에 맞불을 놨다.
반면 더민주는 ‘박원순의 남자’로 꼽히는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오성규 전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영입했다.문 대표는 지난 주 박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의 승부를 가를 주요 변수는 문 대표의 사퇴 여부다. 문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면 추가 탈당을 막고 기존 탈당파의 이탈 명분을 없앨 수 있다. 실제로 더민주에 대한 호남 민심이 회복세에 접어들고 문 대표 사퇴설이 확산되자 탈당이 예상됐던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은 이날 “당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르면 19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거취 여부를 밝힐 것을 전해졌다. 특히 김종인 신임 선대위원장이 대표의 권한까지 수행하겠다고 압박하고 있어 문 대표 사퇴가 임박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석환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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