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해 KBO리그 전 경기(144)를 뛴 야수는 총 6명이었다. 삼성(최형우·박해민), NC(김태군·나성범), 롯데(황재균·롯데) 등 3개 구단에만 ‘철인’이 탄생했다. 새해가 될 때마다 프로야구선수들의 공통된 소원일지 모른다. ‘아프지 않고 시즌을 마치게 해달라’고. 그만큼 부상, 부진 등 변수 없이 꾸준한 기량과 함께 건강해야 가능한 기록이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넥센의 이름이 빠졌다는 것이다. 최근 롯데와 함께 해마다 철인을 배출했던 넥센이다. 지난해 전 경기 출전 야수 5명 가운데 2명(박병호·서건창)이 넥센 소속이었다.
넥센은 창단 이래 2008년과 2011년을 제외하고 최소 1명 이상의 전 경기 출전자를 배출했다. 이번에 3년 연속 기록이 끊긴 셈이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전 경기를 뛰었던 박병호는 올해 손가락 부상으로 4경기를 쉬었다. 서건창 또한 고영민(두산)과 충돌로 무릎을 크게 다치면서 85경기 출전에 그쳤다. 무릎이 좋지 않았던 김민성도 26경기를 못 뛰었다. 최대한 메웠으나 그 빈자리를 분명 느꼈다.
↑ ‘올해는 제발 아프지 말자.’ 넥센 히어로즈의 새 시즌 소망이자 목표다. 선수들도 철인이 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MK스포츠 DB |
염경엽 감독은 이를 대비해 새로운 구상을 마쳤다. 새 얼굴의 등장 또한 열어뒀다. 그러나 뜻대로 될 지는 미지수. 염 감독은 “지난 3년간 설정한 목표 가운데 40% 이상 된 적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야구인데, 부상은 최악의 적이다.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 갇히는 것 또한 골칫거리다. 거꾸로 말해, 철인이 많을수록 염 감독의 얼굴도 펴질 수가 있다.
넥센 선수들의 1차 목표도 뚜렷하다. 타율, 홈런, 타점 등 개인 기록이 첫 번째가 아니다. 소박(?)해도 의미 있다. 전 경기 출전이다. 약속이라도 한 듯, 너도나도 그렇게 외치고 다짐한다. 내부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담겨있기도 하나, 그만큼 프로답게 몸 관리도 철저하게 잘 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게 바탕이 돼야 지난해의 자신보다 나은 자신을 만들 수 있다.
이택근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 후 넥센에 복귀한 뒤 4시즌을 소화했으나 전 경기를 뛰지 못했다. 스스로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앞으로는 다르다. 2000안타를 향해 달려가는 그에게 ‘건강한’ 신체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지난해 부상으로 동료들이 뛰는 걸 지켜봐야 했던 서건창과 김민성도 ‘철인’을 꿈꾼다. 무조건 전 경기 출전이 목표다. 서건창은 “한 번 크게 다치니 많은 경기를 뛰고 싶다. 올해 내게 가장 중요한 기록은 144경기 출전이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게)선수로서 얼마나 가장 중요한 지를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김민성 역시 “지난해 개인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더 많이 뛰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게 참 아쉬웠다. 올해는 몸 관리를 잘 해 전 경기 출전이라는 목표를 이루고
※넥센 히어로즈 창단 이래 전 경기 출전 기록
2014년 | 박병호, 서건창(128경기)
2013년 | 박병호, 김민성(128경기)
2012년 | 박병호(133경기)
2010년 | 강정호(133경기)
2009년 | 강정호, 황재균(133경기)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