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휴 마지막 날/ 사진=연합뉴스 |
새해 첫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오전 10여명의 사상자를 낸 충남 보령시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 인근 연쇄 추돌사고는 짙은 안개가 원인이었습니다.
목격자들은 도로 위에 온통 하얗게 안개가 덮여 있어 바로 앞에 있는 차량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연쇄 추돌사고는 오전 8시22분께 보령시 천북면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광천IC 인근에서 강모(48)씨의 쏘나타 승용차가 앞서가던 서모(38)씨의 K7 승용차를 들이받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어 뒤따라 오던 차량이 강씨의 승용차를 들이받는 등 차량 16대가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충돌했습니다.
경찰은 차량 16대가 한 번에 충돌한 것은 아니고 강씨의 승용차 등 6중 추돌사고가 먼저 발생했고 이어 7중 추돌, 3중 추돌 사고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고로 카니발 승합차 운전자 이모(43)씨가 숨지고 10여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숨진 이씨의 경우 앞 차량과 부딪친 상황에서 뒤따라 오던 차량이 이씨의 승합차를 다시 들이받으면서 화를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사고 여파로 서해안고속도로는 약 1시간 동안 극심한 정체를 보였습니다.
경찰은 이날 사고가 짙은 안개로 운전자들의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견인차 기사는 "신고를 받고 가는 데 앞 차량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여러 번 사고가 날 뻔했다"며 "사고 현장에 접근했을 당시 안개로 경찰 순찰차의 사이렌 불빛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습니다.
사고 당시 광천IC 인근의 가시거리는 50∼100m 수준이었습니다.
충남지역에는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가시거리 40∼140m의 안개 예보가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이날 안개는 전날부터 추위가 풀려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근의 얼었던 땅에서 수분이 쏟아져 나온데다 때마침 중국에서 밀려온 미세먼지가 안개를 뭉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안개로 인한 사고로 악명이 높은 곳입니다.
지난 2004년 광천IC 인근에서 안개로 서행 중이던 차량을 트레일러가 들이받으며 11중 추돌사고가 났습니다.
2006년 서해대교에서는 29중 추돌사고로 1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역대 최악의 사고가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시거리가 100m 미만일 때는 평소의 절반 이하 속도로 운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안개가 짙은 날은 시야가 제한돼 돌발 상황
이준호 충남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안갯길 고속도로를 운전할 때는 전조등을 반드시 켜고 주행속도는 평소의 절반 이하로 감속운전해야 한다"며 "앞차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창문을 열고 운전하거나 구부러진 길을 지날 때는 경적을 울리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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