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절치부심’과 ‘부활’. 이 두 단어가 이제 지겹게 만도 들릴 법 하다. KIA 타이거즈 투수 한기주(28)가 3년이라는 긴 시간을 뚫고 다시 출발대에 선다. 버티고 기다려야 했던 3년은 ‘강속구’ 투수 한기주 대신 ‘기교파’ 투수 한기주라는 또 다른 목표를 만들었다.
한기주를 만난 자리는 지난 27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한 프렌치 레스토랑이었다. 한기주는 지난 2012년부터 매 해 빠지지 않고 자선 호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에도 자선 행사를 마련한 한기주는 ‘일일 웨이터’로 팬들을 맞이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 한기주에게 지난 3년은 강속구 투수 대신 기교파 투수라는 새로운 목표를 심게한 시간이 됐다. 사진=MK스포츠 DB |
최근 몇 년은 한기주에게 자신의 몸을 돌보기도 바쁜 시간이었다. 하지만 자선 행사는 빠트리지 않고 개최했다. 아낌없이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었다. 한기주는 “자선 행사도 이제 5년째다. 선수들은 시즌 동안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팬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이런 좋은 일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웃음 지었다.
이렇게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한기주는 다가올 2016년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한기주는 지난 2012년 어깨 회전근 수술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부상에 계속 시달렸다. 그 사이 3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10억 팔’로 촉망 받던 유망주는 어느덧 한국 나이로 30살이 다가섰다.
↑ 한기주는 지난 5년 간 매 해 빠지지 않고 자선 호프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자선 행사로 모인 수익금은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사진=곽혜미 기자 |
한기주는 “1군으로 올라간 것만으로도 정말 기뻤다. 아프지 않고 3년 만에 팬들 앞에서 공을 던진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었다”며 올 시즌을 되돌아봤다.
몸 컨디션은 완벽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지난 가을에 열린 마무리 캠프 프로그램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한기주는 “고등학교 3학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 캠프에 참가했다. 90% 이상의 컨디션으로 공을 던졌다. 이제 (백)용환이와 함께 따뜻한 필리핀으로 가서 계속 훈련을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기주 스스로도 구속 저하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모습이었다. ‘강속구’ 투수가 아닌 ‘기교파’ 투수로서 부활에 좀 더 강조점을 뒀다. 한기주는 “구속은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서 계속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지난 재활 과정에서 구속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정교한 제구와 다양한 변화구 연마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 한기주는 팬들과 함께 하는 자선 행사로 따뜻한 연말을 보냈다. 다가오는 2016년에 대한 희망도 함께 봤다. 사진=곽혜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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