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아 어린이 완구 ‘터닝메카드’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지만 정작 판매사인 손오공의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손오공은 지난 6월 875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약세를 거듭, 6000원선까지 밀려났다.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손오공은 전일 대비 190원(3.04%) 내린 6060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완구업계의 본격적인 성수기인 4분기 들어서는 오히려 주가가 8.2% 하락했다. 하반기 부진한 증시를 감안해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2.78% 하락하는 데 그쳤다.
증권업계에서는 전국적인 품절·품귀 현상을 일으킨 로봇 장난감 ‘터닝메카드’의 인기가 손오공의 주가를 한껏 밀어 올렸으나, 앞으로의 성장을 이끌만한 새로운 사업의 불투명성을 부담으로 꼽는다.
즉, 1분기 헬로카봇과 2분기 터닝메카드 등 분기별 뚜렷한 사업을 제시했던 것과 달리 3분기부터는 신사업에 대한 뚜렷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다는 분석이다.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손오공이 터닝메카드의 개발·제조를 하지 않는 점도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손오공은 터닝메카드의 국내 판권을 보유해 유통만을 전담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개발과 완구 제조를 맡고 있는 초이락으로부터 완제품을 구입해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이다. 터닝메카드의 저작권 역시 초이락이 갖고 있다. 올해 초 성사된 터닝메카드의 중국 진출 역시 국내 판권만을 가진 손오공과는 무관한 성과다.
이와 관련, 손오공 측은 “캐릭터 개발과 제작에서 오는 높은 위험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오너 일가 쪽에서 투자 비용을 감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오공 오너인 최신규 회장 일가가 초이락의 대주주에 올라 있어 알짜 매출이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반응이다. 손오공은 초이락과 지분 관계가 없다.
이처럼 유통사라는 사업구조의 한계,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보다는 캐릭터 시장이라는 전방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손오공이 지난해 11월 터닝메카드를 출시하고 올해 2월 공중파 애니메이션 방영을 시작한 후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간에 급성장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손오공 역시 일부 우려와 달리 당분간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를 기반으로 한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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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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