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 신화를 써오고 있는 뉴욕 맨해튼 고급주택 가격이 하락했다. 비록 시장 전반의 트렌드는 아니지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통화 긴축에 들어가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전조가 아니냐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센트럴파크 남쪽 57번가에 들어선 고급아파트 ‘원57’(ONE 57)의 한 가구주가 지난 4월 매입했던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값에 아파트를 팔기로 최근 합의했다고 22일 전했다. 유럽 출신 투자자인 이 가구주는 8개월 전 2030만달러(237억7000만원)에 이 고급아파트를 사들였지만 최근 1899만달러에 매각했다. 131만달러를 손해보고 처분한 것이다. 당초 이 투자자는 매입가격보다 160만 달러 비싼 2190만달에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지만 수요자가 안 나타나 가격을 크게 내릴 수밖에 없었다. 연내 매각을 원했던 만큼 급매물로 털어버린 셈이다. 현재 ‘원57’에는 9개 가구가 매물로 나와 있다. 62층에 위치한 한 가구는 3170만 달러에 분양됐지만 현재 매도 희망가는 3000만 달러에 못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맨해튼 고급주택 시장이 약세로 돌아선것은 이례적이다. 전세계 금융심장 월가를 품고 있는 맨해튼은 그동안 부동산 불패신화를 써내려왔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도 부동산값이 좀처럼 빠지지 않았던곳이 바로 맨해튼이다. 전세계에서 맨해튼 부동산을 사들이려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부동산 컨설팅사 트랜스웨스턴에 따르면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전 세계 투자자들은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맨해튼 부동산에 지난 5년간 430억달러를 투자했다.
미국 부동산중개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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