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NYSE) 건물.
연말의 들뜬 분위기속에 크리스마스 캐롤과 함께 관광객들이 흘러넘치는 바깥 풍경과는 달리 거래소 트레이딩룸 내에서 마치 전장을 방불케하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던 미국 정크본드(투자부적격 등급 채권·하이일드채) 환매 중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증시 지표가 갑자기 수직 낙하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76%, 2.21% 급락했다.
월가 거물인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도 이날 CNBC에 출연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고수익 회사채 시장에서 유동성이 말라붙고 있다”며 “현재 하이일드채 시장은 터지기 일보 직전 다이너마이트 통이나 마찬가지”라고 걱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오는 16일 9년 6개월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할것이 확실시되고 국제 유가가 6거래일 연속 날개없는 추락을 하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 높아지면서 미국 월가는 팽팽한 긴장감의 연속이다.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본사에서 만난 버나비 마틴 유럽채권전략 부문 대표는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채권 투자 전략이 복잡해졌다”며 “다가올 금리인상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보유 주식을 팔거나 매도 선물 포지션을 취하는 등 투자 위험을 줄이려는 기관과 개인 거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주식을 처분해 운용 수익을 확정짓고 내년 초에 다시 투자를 재개하려는 펀드도 많다는게 월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월가의 한 트레이더는 “금리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데다 연일 추락하는 국제유가가 원자재 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초래하면서 회사채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금리인상과 저유가 쇼크로 채권시장이 몸살을 앓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주식도 예외가 아니다. 박윤성 신한금융투자 뉴욕법인장은 “금리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과 자금 유출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에 매도 주문을 연이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융기관 관계자는 “현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금리인상은 미 경제 회복을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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