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이 자주 걸리는 급성중이염에 항생제를 불필요하게 많이 쓰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5년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적정성 평가'를 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의료기관 7천610곳에서 유소아 급성중이염에 항생제를 처방한 비율은 84.2%로 집계됐습니다.
항생제 처방률은 매년 감소해 2012년(88.7%)에 비해 4.5%p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의 급성중이염 항생제 처방률이 41∼76%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편입니다.
특히 항생제를 90% 이상 처방하는 의료기관도 1천547곳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개정된 유소아 중이염 진료지침 등에 따르면 24개월 이내 연령이면서 급성중이염 확진을 받는 등 일부 경우에만 초기 처치로 항생제 사용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2∼3일간 통증, 발열 등 증상의 경과를 살피는 대증요법을 적용하도록 합니다.
미국, 유럽 등 역시 2세 이상 소아에 대해서는 2∼3일간 증상 완화 여부를 먼저 보고 호전되지 않을 경우 항생제를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가 결과를 보면 2∼7세, 7∼15세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각각 84.4%, 82.5%로 의료 현장에서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하상미 심평원 평가위원은 "바이러스성 중이염과 세균성 중이염의 구분이 어렵고 합병증 우려에 부모들이 불안해해 초기부터 항생제를 쓰는 경우가 많다"며 "항생제 적정사용을 위한 의료진의 협조와 국민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의료기관 종류별로는 ▲ 상급종합병원 39.0% ▲ 종합병원 69.2% ▲ 병원 87.4% ▲ 의원 84.3% 등 병원 규모가 커질수록 항생제 처방률은 낮은 편이었습니다.
의원급만 보면 제주(90.0%), 광주(87.9%), 충남(87.9%) 등의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고 대전(78.1%), 세종(78.5%), 서울(81.7%)은 전체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진료건수 30건 이상 기관에 대한 등급 평가에서는 전체의 15.7%(675곳)가 1등급을 받았고 15.4%(659곳)은 가장 낮은 5등급으로
심평원은 의료기관별 항생제 처방률과 평가등급, 개정된 진료지침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www.hira.or.kr)에 공개하고 평가를 연간 단위로 확대 시행할 계획입니다.
심평원 관계자는 "일부 요양기관에서 항생제 사용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항생제 내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관련 단체와 협력해 적정사용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