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가슴 졸일 필요는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속이 시원한 한판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핀 불씨는 오랜 생명력을 가졌다. 한국 타선은 터졌고, 베네수엘라 마운드는 얻어터졌다. 한국이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예선 통과에 한 걸음 다가섰다.
끙끙 앓던 한국은 지난 10일 밤 깨어났다. 장단 11안타로 10점을 뽑으며 도미니카공화국을 완파했다. 그 기세는 11일 낮까지 계속됐다. 이번에는 베네수엘라였다. 때리고 또 때렸다. 막바지만 재미있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재미있었다.
아쉬운 건 상영시간이 평소보다 짧았다는 것. 7이닝 만에 경기는 끝났다. 한국의 13-2 7회 콜드게임 승. 프리미어12 사상 첫 콜드게임 승리의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한국은 2승 1패를 기록하며 8강 진출에 ‘파란불’이 켜졌다. 목표로 삼았던 3승 중 2승을 거두면서 남은 2경기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 한국은 12일 프리미어12 예선 3차전에서 베네수엘라를 대파하고 2승째를 거뒀다. 사진(대만 타오위안)=천정환 기자 |
술술 풀렸다. 한국은 1회에만 3점을 땄다. 정근우(한화), 손아섭(롯데)의 연속 안타로 포문을 열자 김현수(두산)가 2타점 2루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이번 대회 첫 선제 득점. 김현수는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8회 만루서 싹쓸이 3루타를 쳤던 그 ‘쾌감’을 다시 한 번 만끽했다. 황재균(롯데)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하며 3-0으로 앞서나갔다.
3회와 4회는 위기였다. 이대은이 3회 후안 아포다카에게 홈런을 얻어맞은 데다 피안타 2개로 추가 실점까지 했다. 3-2, 1점 차. 살얼음판 리드였다. 3루수 황재균의 실책과 포수 강민호(롯데)의 포일로 각각 2사 1,3루(3회) 및 2사 3루(4회)의 고비를 맞기도 했지만, 이대은(지바 롯데)의 빠른 공으로 극복했다.
가슴 철렁한 순간은 딱 이때뿐이었다. 이후부터는 ‘마음껏’ 즐기면 됐다. 그 시발점은 전날 9회와 같았다. 황재균이 4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치며 대승의 신호탄을 쐈다. 공포의 하위타선은 이날도 상대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안타 혹은 볼넷, 선택지는 둘 중 하나였다.
강민호와 김재호(두산)의 연속 2루타에 이대호(소프트뱅크)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점수 차를 벌렸다. 5회에도 홈런 포함 안타 3개와 볼넷 1개, 희생타 1개로 3점을 보탰다.
5회까지 10-2, 콜드게임 승리까지 기대케 만드는 무서운 공격력이었다. ‘폭주기관차’ 같았다. 베네수엘라에겐 이를 멈추게 할 브레이크가 없었다.
오히려 베네수엘라의 자멸. 6회 이대호와 박병호(넥센)의 연속 4사구로 찬스를 잡은 가운데 나성범(NC)의 땅볼을 베네수엘라 투수 조수에 카스테야노가 어이없는 악송구.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손쉬운 조건 충족. 대타 오재원(두산)의 희생타로 쐐기 타점을 올리며 완승을 거뒀다.
이대은은 5이닝 6피안타 1피홈런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 승리투
한편, 한국은 오는 14일 오후 7시(한국시간) 티엔무에서 멕시코와 프리미어12 4차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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