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 모씨(38)는 최근 자녀 영어유치원비 100만원을 카드 일시불로 결제했다. 일종의 프리미엄 카드인 이 카드로 1년에 100만원 이상만 쓰면 20만원짜리 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 현금으로 내지 않고 카드 결제를 하면 소득공제 효과는 적지만 카드 상품의 혜택을 챙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씨는 “카드를 여러장 갖고 있으면서 원래 소비하려고 했던 것들을 혜택에 맞춰 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신용자들은 소득이 늘어나더라도 체크카드를 쓰거나 신용카드 일시불 위주로 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빚을 줄이고 ‘잘쓰고 잘 갚는’ 소비행태를 보이는 셈이다. 또 젊은 세대일 수록 카드 혜택에 맞춰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신용등급이 1등급인 566만명을 분석한 결과 40대는 평균적으로 월 195만원을 카드값으로 지출했다. 이는 전 세대에서 가장 많은 액수다. 40대가 쓰는 카드값이 가장 많다는 것은 이들이 소비의 핵심층이라는 얘기다. 이어 30대가 매월 178만원을 카드값으로 지출했고 50대가 167만5000원을 썼다.
특히 1등급 고신용자는 소득이 줄어들면 카드 사용액을 점차 줄여나가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크카드로 결제하거나 신용카드 일시불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았다.
1등급 20대의 월간 일시불 카드이용 비중은 91.4%로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가 91%, 40대가 89%였다 이후 점점 일시불 비중이 줄었지만 줄곧 80% 이상으로 유지됐다. 할부거래를 최대한 줄이고 소비의 대부분을 체크카드 이용이나 일시불로 결제했다는 얘기다.
이에비해 중위신용자인 5등급의 경우 일시불 카드이용 비중은 20대가 78%, 30대가 49%, 40대가 40% 등 전체 카드소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할부거래가 상대적으로 늘었다는 얘기다. 할부거래는 신용을 바탕으로 소비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빚이 늘어난 셈이다.
20대는 카드를 여러 장 사용하면서 혜택을 누리는 ‘체리 피커’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5.6장의 카드를 보유했는데 30대(5.3장)나 40대(4.6장)에 비해서도 많았다. 이에비해 60대의 경우 평균적으로 3.5장의 카드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의 주카드 사용비중은 72%로 고령층인 60대(81%)보다 낮았다. 카드를 여러장 사용하면서 카드별로 가진 혜택을 챙기는 셈이다. 이런 경향은 젊은 세대일 수록 두드러졌다. 40대의 주카드 사용비중은 73%로 다소 올라갔고 50대가 76%, 60대가 81%였다.
이에비해 5등급의 경우에는 반대로 고령층으로 갈 수록 주카드 사용비중이 떨어졌다. 5등급 20대의 주카드 이용비중은 72%로 1등급과 동일하지만 6
김정인 KCB연구소장은 “1등급은 장기간 동안 기존 거래 카드를 장기간 유지하며 신용거래 기간을 길게 유지하며 사용하고 있다”며 “세대별로 보면 젊을수록 카드보유수가 높은데 이는 혜택을 따져서 쓰는 것이며, 고령으로 갈수록 주거래 카드 중심으로 계획적으로 카드를 썼다”고 밝혔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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