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 은행을 쉽게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30일부터 시행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등 이슈가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나라에서 금융소비자들의 편리함을 위해 한 건했다’는 반응부터 ‘요란한 전시행정’이라는 지적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계좌이동제란 여러 금융회사에 걸쳐 있는 본인의 자동이체 등록정보를 일괄 조회해 정보를 변경 또는 해지할 수 있는 통합서비스다.
◆ ‘페이인포’ 실검1위…사이트 마비되기도
자동이체 계좌를 쉽게 바꿀 수 있는 사이트 ‘페이인포’가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기 30분 전 온라인은 명절 기차표 예매 전야처럼 긴장의 기류가 흘렀다.
포털 네이버에 따르면 30일 오전 8시 40분 실시간 검색어 1위 자리를 280위 가까이 상승한 페이인포가 2위는 129칸 가까이 올라선 ‘계좌이동제’가 차지했다.
페이인포 사이트 또한 밀려드는 인파에 견디지 못해 서비스가 5분 가까이 지연되는 등 혼란이 있었다.
금융결제원은 오전 9시부터 30분 정도 수만 명이 동시에 접속해 지연처리가 됐다면서 현재는 정상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인포 홈페이지의 서비스가 지연되고 공인인증서와 본인명의 휴대폰 등 사전 준비물을 제대로 구비하지 못한 네티즌들의 불만도 쏟아졌다. 불똥은 공인인증서로 튀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계좌이동제 시행으로 왁자지껄하면서 정작 공인인증서 문제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안나오네”라며 꼬집었다.
계좌이동에 성공한 네티즌들은 생생한 후기로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20년 넘게 한 은행을 이용해왔지만 대출금리 등에서 혜택을 크게 받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계좌이동이 보다 쉬워져 은행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페이인포라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자동이체 내역을 관리하면 개인정보가 더욱 쉽게 유출될 수 있다며 못미더워하는 시선도 공존했다.
◆ 계좌이동제 시행 첫날, 은행은 ‘평온’
그렇다면 계좌이동제 첫날 은행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온라인은 들썩인 반면 평상시 분위기였다.
명동 소재 한 은행 창구직원은 “근 일주일간 주거래 통장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은 많았지만 오늘이라고 특별하게 붐비진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해당 은행을 찾은 김승현(29·가명)씨는 “근무중 잠시 시간을 내 은행을 찾았지만 직장서도 계좌이동제에 대해서 그렇게 언급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며 “나 역시 간단한 개인 업무를 보러 왔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타 은행을 찾은 최순영(61·가명)씨는 “아직 계좌이동제에 대해서 크게 공부를 못해봐서 처음 들어본다”며 웃었다.
계좌이동제에 대해서 알고 있는 고객들 또한 크게 탐탁치 않은 분위기였다.
은행을 일주일에 적어도 2번은 찾는다는 이종찬(37·가명)씨는 “사실 통신료 자동이체를 이미 혜택이 있는 곳으로 걸어놔서 바꾸긴 부담스럽다”며 “카드보험통신료만 이동가능하고 은행 지점서는 계좌이동제가 시행 이전인 현 상황에서 실제 이동하려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은행권 내부선
한 은행 관계자는 “이미 나이대가 높은 충성고객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계좌이동제에 대해선 상당히 자신있는 편”이라며 “언론에서 얘기한만큼 실제 현업에서 그렇게 막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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