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냉각으로 자금 조달길이 막힌 기업들이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선회하고 있어 주목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데다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도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라 투자자들이 만기가 긴 회사채보다 만기가 3개월에서 1년 이하로 짧은 CP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기업이 발행한 CP 규모는 10조3222억원으로 상환 금액(10조2019억원)보다 1203억원 많았다. 회사채 시장이 지난 9월부터 발행 금액이 만기 상환금액보다 적은 순상환 기조로 돌아선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22일 LG디스플레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00억원의 CP를 발행했다. 그간 회사채 발행이나 은행권 대출을 통해 중장기 자금을 조달해왔으나 최근 회사채 발행 여건이 불리해지면서 CP 발행을 통한 단기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0% 가까이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회사채 투자심리 악화로 우량 기업들조차 발행 수요롤 모두 채우지 못하는 미매각 사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가 CP발행으로 전환한 것은 굳이 미매각 리스크를 지고 회사채를 발행하기 보다는 저금리 단기자금을 빌려 차환(롤오버)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매각이 속출하는 회사채 발행과 달리 만기가 짧은 CP시장에서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도 충분히 투자자를 모을 수 있다. 두산건설은 이달 초 100억원 규모 3개월 만기 CP 발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25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 예측에서는 기관 투자자 매수주문이 20억원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당시 회사채 만기를 1년으로 줄이고 연8% 고금리를 제시했지만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들어 회사채 신용등급 하락 건수는 199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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