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개씩 쏟아지는 특허를 일일히 검토하고 표절여부를 체크하는 일은 쉽지않다. 게다가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등 신기술이 쏟아져나오는 전세계 특허까지 범위를 넓힌다면 불가능에 가깝다. 오늘날 특허분쟁은 과거 카피 제품 대비 가격을 인하하는 등 소극적인 방어 수준을 넘어 천문학적인 금액의 특허 소송을 벌이고 판매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는 등 적극적인 형태로 발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빅데이터 기술이다. 셀수없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모아 조사·분석할 뿐 아니라 특허 쟁점 요소에 대한 유사성 여부까지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는 솔루션 등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기반 특허분석 전문업체 위즈도메인의 김일수 대표는 “과거부터 이러한 특허분쟁을 대비해 데이터 분석 기술을 도입해왔지만 회사별로 어떤 특허를 몇개 정도 냈다는 정도에 그쳐 실질적 도움이 안됐다”며 “하지만 최근 발전된 분석기술을 이용하면 특허의 제목뿐 아니라 내용까지 세세하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의 도움없이 몇시간만에 전세계 특허를 전부 검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런 기술이 조금만 더 일찍 개발됐다면 애플과 삼성전자의 소송문제는 좀더 쉽게 해결될 수 있었단 이야기다.
이처럼 특허 소송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첨단기술은 점차 발전하고 있는데 비해 기업의 특허관리 시스템은 미흡한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조직과 특허를 분석하고 라이센스 문제를 전담팀을 별도로 두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제품의 핵심이 되는 특허 요소가 연구개발 단계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에 제품이 나오고 나서야 특허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구개발 단계부터 특허문제를 함께 검토해야만 문제 발생소지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특허 전문가는 “특허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과거 대부분 기업이 연구개발과 특허를 따로 취급하다보니 문제되는 요소를 바로 해결할 수 없었다”며 “특허 자체도 실제 연구개발하는 연구원들이 가장 전문분야기 때문에 그들이 직접 특허문제를 다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나날이 높아져가는 특허의 위상에 걸맞게 충분한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회사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특허문제에 한계가 있는만큼 타사와의 협력도 중요하다는
[추동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