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산업 현장은 물론 실생활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산업수학 주간’ 행사를 앞두고 만난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51)은 “수학이 창업 기업들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것을 아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수학 주간은 산업 현장의 어려운 문제를 수학을 통해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행사. 오는 21~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와 연세대에서 ‘수학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상’을 주제로 열린다.
산업수학은 2000년대 들어 금융·바이오·제조업·교통·안전·에너지 등 산업 전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 쓰이는 금융수학이나 교통 문제를 해결하는 빅데이터 분석 등이 그 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도 산업 현장의 다양한 문제를 수학적으로 해결해 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박 소장은 “지난 7월부터 대학팀과 함께 제약, 빅데이터 등 산업 현장 난제 21개를 선정해 수학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며 “대학팀은 대학원생뿐 아니라 학부생들까지 참여시켜 학부 시절부터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수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박 소장은 창업 회사들 수요를 실감했다고 한다. 그는 “기업들 중에서도 스타트업 기업들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수학이 필요한 다양한 문제에 봉착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창업 기업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도록 판교에 산업수학 협력센터 분소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이런 기회들이 창업 기업들 성장과 발전에 도움을 주고 수학자들에게는 창업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 소장은 산업수학 프로젝트가 수학의 사회기여도를 높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미국, 유럽 등은 순수 수학자와 산업수학자 비율이 비슷한데, 한국은 순수 수학자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하지만 수학의 궁극적 발전을 위해서는 순수 수학자만이 아니라 수학을 통해 산업적 성공을 이루고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순수 수학자로서 창업에도 성공한 미국 스탠포드대학 수학과 구나 칼슨 학과장이 대표적 예”라고 했다. 칼슨 교수는 기하학적 도형의 불변에 대한 성질을 연구하는 ‘위상수학(topology)’ 대가로, 지난 2008년 제자들과 함께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야스디(ayasdi)’를 창업해 주목받은 인물이다. 아야스디는 유전정보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암 환자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최근 1억 달러를 유치했다. 박 소장은 “칼슨 박사와 같은 사람들이 국내에서도 많이 배출돼야 수학의 실질적 효용도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박 소장은 “수학을 활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산업수학 주간 행사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반 국민과 학생, 산업계 종사자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특히 산업계 종사자들에게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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