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미제로 남아 있던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5)이 23일 국내로 송환됐다. 검찰 수사망을 따돌리고 미국으로 도주한 지 16년만에 그는 다시 한국 법정에 서게 됐다.
패터슨은 전날 대한항공 KE012 국적기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전 4시26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법무부는 앞서 미국 현지에 검사들을 파견해 패터슨의 신병을 넘겨받은 뒤 항공기 안에서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패터슨은 오전 5시10분쯤 검찰 수사관들에게 이끌려 인천공항 국제선 B입국장을 빠져나와 무거운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살인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패터슨은 "아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 '범행 현장에 함께 있었던 친구 에드워드 리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같은 사람. 난 언제나 걔가 죽였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희생자 유가족에 대해서는 "유가족들은 이 고통을 반복해서 겪어야겠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패터슨은 "내가 여기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충격이다. 난 지금 (이 분위기에) 압도돼 있다"고 말한 뒤 곧장 서울구치소로 이송됐다.
패터슨은 구치소에 수감된 뒤 기일이 잡히면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그는 1997년 4월3일 밤 서울 이태원의 한
패터슨의 도주로 중단됐던 재판은 이르면 다음달 초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의 심리로 다시 열릴 전망이다. 2011년 검찰이 패터슨을 기소한 지 4년만이다. 공소 유지는 사건을 재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철희)가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