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가보다 높은 금액으로 명품 감정평가를 받아 대출을 받으면 큰 돈을 챙길 수 있다고 강남 노년층을 꼬드긴 피의자 강씨(57)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피해자 20명으로부터 74회에 걸쳐 ‘명품대출 사업’으로 8억대 사기를 친 강씨를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강남 노년층을 상대로 ‘명품 감정사’를 사칭해 명품 구매가보다 훨씬 높은 금액으로 감정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그 감정평가에 근거해 저축은행에 명품 담보 대출을 받아 나오는 수익을 투자자들과 분배하기로 약속하고 8억1250만원을 편취한 후 강씨는 잠적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모은 투자금으로 명품을 구입하기는커녕 개인 용도로 일부 써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강씨는 수사기관의 눈을 피해 숙박업소를 전전하다가 지난 12일 천안에서 결국 꼬리가 잡혔다.
피해자 이씨(68)의 진술에 따르면 “강씨가 자신을 명품 감정사라고 소개“하며 “백화점 명품을 10~15% 가격으로 살 수 있으므로 구입비용을 대줄 것”을 요구했다. 강씨는 “그 물건을 담보로 제 2금융권에서 40%까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며 “저축은행에서 선이자를 제하고 담보가치의 70%에 이르는 돈을 줄 수 있다”고
이 과정에서 강씨는 제2금융권 대출문서를 보여주거나 백화점 물건이 있는 창고를 보여주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강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고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윤예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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