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안준철 기자] 부산 날씨 참 변덕스러웠다. 정확하게 말하면 사직구장이 위치한 부산 동래구 사직동의 날씨였다. 결과적으로 날씨 때문에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웃은 쪽은 홈팀 롯데였다.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경기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길어졌다. 이날 부산에는 오전부터 비가 내렸는데, 경기 전까지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 홈팀 롯데 선수들도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연습을 하지 않고, 실내에서 간단하게 훈련했다.
하지만 경기 개시 2시간 전인 3시쯤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했고, 원정팀 한화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간단히 몸을 풀었다.
↑ 사진=MK스포츠 DB |
롯데는 2회 김문호의 프로 첫 만루홈런과 최준석의 투런 홈런 등을 묶어 대거 7점을 뽑으며 앞서나갔다. 3회말에도 오승택의 솔로홈런으로 8-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여기서 얄궂게 다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3회말 2사 후 손아섭 타석인 오후 6시44분 경기가 중단됐다.
30분간 비가 계속 내리면 노게임이 선언되는 상황. 사직구장을 찾은 1만8000여명의 관중은 “게임하자”를 외치며 비가 그치기를 빌었다. 하지만 비는 더욱 거세졌고, 시간은 흘러갔다. 하지만 빗줄기가 가늘어지기 시작했고, 26분이 지난 7시10분에 경기 진행요원이 방수포를 걷었다. 그라운드는 물이 흥건해서 경기 재개가 쉽지 않았지만, 그 때부터 롯데의 물빼기 작전이 시작됐다. 경기 진행요원과 보안요원은 물론 롯데 프런트까지 모두 동원돼 걸레로 물을 빼고, 흙을 뿌렸다. 결국 중단 1시간 2분만인 7시46분 경기는 다시 시작됐다.
점수 차가 벌어져 있는 만큼 이후 경기 진행은 싱거웠다. 한화가 6회 2점을 따라붙었지만 승부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롯데는 6회말 2점, 7회말 1점을 추가했다. 롯데는 11-2로 대승을 거뒀다.
↑ 사진(부산)=안준철 기자 |
이런 상황에서 자칫 큰 점수차로 이기던 경기를 놓칠 뻔하다가 살릴 수 있었다. 그렇게 롯데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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