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두산은 삼성, NC와 함께 치열한 선두 레이스를 벌였다. 위기도 적지 않아 휘청거릴 법도 했지만 꿋꿋이 버텼다. 시즌 내내 뒷문이 불안했지만 선발야구로 이를 이겨냈다. 화수분야구는 올해도 꽃을 피웠다. 김태형 감독은 “운이 좋았다”라고 했지만 두산은 분명 ‘잘 만들어진’ 팀이었다. 그리고 이기는 법을 잘 터득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완벽한 팀이 없듯, 두산에게도 고민거리는 있다. 중심타선의 무게감이다. 특히, 4번타자다.
두산은 8월에만 56득점(8경기)를 했다. 넥센과 2연전에서만 29점을 몰아쳤다. 뜨끈뜨끈한 요술방망이지만, 4번타자는 돌고 돌았다. 6월부터 합류한 로메로는 거의 4번 타순에 배치됐으나 타율 2할6푼2리 9홈런 40타점(4번타자 기준)을 기록했다. 만족스럽지만은 않은 성적표다.
↑ 홍성흔은 지난 9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번에는 허벅지 통증 때문이 아니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시즌 개막 시 5번타자로 뛰었던 홍성흔은 4번타자로 더 많이 나섰다. 그러나 4번타자로서 성적은 타율 2할6리 1홈런 10타점. 그 또한 두산의 고민을 씻어주진 못했다. 앞으로도 마냥 낙관적이진 않다.
팀 사정상 홍성흔은 밀려있다. ‘지명타자’로 홍성흔의 활용 폭이 좁다. 최근 팀 내 부상자가 많아지면서 그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타격에서 두각을 보여야 했지만, 특별한 반전을 펼치지 못했다. 냉정하게 경쟁에서도 밀렸다.
김 감독은 홍성흔에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했다. 마음이 무겁고 미안하다고 했다. 홍성흔의 1군 복귀일은 현재 기약이 없다. 2007년(80경기) 이후 처음으로 100경기를 못 채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력 외가 아니다. 은퇴 수순을 밟는 것도 아니다. 궁극적으로 두산 타선에 힘을 실어줘야 할 후보다. 4번타자가 아닌 대타라도. 어떻게든.
김 감독은 ‘가치’를 높이 샀다. 그는 “홍성흔은 아직 팀에 필요하다”라고 강조한 뒤 “시즌 후반 및 포스트시즌에 꼭 필요한 선수다. 대타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베테랑으로서 경험도 풍부한데 주요 경기에서)이만한 대타
두산의 가을야구 구상에는 홍성흔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1군 선수단과 동행시키지 않고, 2군 경기를 뛰며 타격감을 회복하라고 지시했다. 중요한 순간, 해결사로서 팀을 도울 기회는 주어질 것이다. 그걸 잡느냐는 홍성흔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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