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투자자들의 신흥국 이탈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상반기 급등세를 나타냈던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 펀드 수익률이 하반기 들어 고꾸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진국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1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개 지역·국가별 해외 펀드(주식형)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자금이 순유입된 곳은 일본, 글로벌, 북미, 유럽 등 총 5개에 불과하다. 일본 펀드에는 한 달 새 1671억원이 들어왔고 글로벌(1113억원), 북미(489억원), 유럽(246억원) 등 선진 시장으로 분류되는 지역들이 자금을 끌어모았다.
반면 나머지 15개 지역에서는 모두 자금 순유출이 이어졌다. 중국 본토에서는 같은 기간 688억원이 빠져나갔고 홍콩H(-290억원), 친디아(-234억원), 브릭스(-199억원), 러시아(-130억원) 등 신흥 시장 펀드 설정액이 일제히 감소했다. 브라질, 중남미, 신흥 유럽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자금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
신흥국 펀드에 대한 신뢰도가 무너진 것은 종잡을 수 없는 수익률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6월 중순까지 평균 수익률 50%를 웃돌던 중국 본토 펀드는 최근 두 달간 37% 급락했고 러시아 펀드는 석 달 만에 3분의 1 토막이 났다. 자국 통화(헤알화) 가치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 악재가 겹친 브라질 펀드 수익률은 최근 1개월간 -11.74%, 연초 이후 -20.81%로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 시점조차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신흥국 펀드의 기간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일반 개인투자자가 위험 분산 차원에서 투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1·3개월과 연초 이후 수익률이 모두 플러스인 해외 펀드는 일본, 유럽, 북미, 글로벌 등 선진 시장과 인도·친디아 펀드를 포함한 6곳이 전부다. 나머지 지역들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이익 구간에 있더라도 글로벌 변동성 장세가 시작된 1·3개월 동안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펀드 수익률이 기간별로 들쭉날쭉하다 보니 투자자 이익과 손실이 투자 시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흥국 펀드의 '롤러코스터' 수익률은 일부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